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듣지 못한 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6월에만 3명이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김달선(포항)ㆍ김외한(안동) 할머니가 별세한 데 이어 24일 김연희 할머니마저 타계했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9명으로 줄었다.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김연희 할머니가 지난 24일 오후 10시경 경기도 수원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향년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나 5살 때 서울로 이사 후 1944년 12살 때 아버지가 중국으로 피신했다는 이유로 일본으로 끌려갔다. 이후 일본 시모노세키를 거쳐 도야마현의 한 항공기 부속 공장에서 약 9개월 일하다 아오모리현 위안소에 끌려가 약 7개월간 위안부로 생활했다.
김 할머니는 해방이 되면서 배를 타고 겨우 서울을 돌아왔지만 위안소에 있던 기억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원 치료를 받는 등 결혼도 하지 않고 가정부로 힘겹게 생계를 꾸리며 삶을 이어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영등포 신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한편 김외한 할머니(81)는 지난 11일 오후 8시40분께 경기도 광주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30여분의 시차를 두고 경북 포항에 사는 김달선(91) 할머니가 오후 9시15분께 포항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로는 11년 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자이드 최고대표는 “서울에서 여러 고위 인사를 만날 예정이지만, 이 세 분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하늘이 정말로 시간이 없다 재촉하는 것 같다”며 “하루빨리 할머니들이 고통을 덜어놓고 여생을 편히 사실 수 있도록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더욱 큰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민 권문정(여ㆍ25)씨는 “죽기 전 꼭 듣고 싶던 단 한마디의 사과의 말. 부정(不正)한 행동, 결국엔 부정(否定). 부디 하늘에선 긍정의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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