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 적과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술적인 평가를 한다. 그 평가 요소에는 임무(mission) 다음으로 적(enemy)에 관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손자병법에 기록되어 있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우리 국민들이 일본에 대하여 듣고 보고 분노하는 것의 대부분은 일본의 실체보다는 아베 총리의 말과 행동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일본 문무과학성은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했다”는 내용이 담긴 초등학교 4, 5학년 사회과 교과서 4종의 사용을 승인했다. 새 교과서는 반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전쟁을 주도했던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검증 결과 발표와 동시에 일본은 ‘2014년 외교청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과 주변국가인 한국과 중국의 주장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경화를 계속하겠다는 속셈을 한층 더 분명하게 밝혔다. 유엔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반성하고 후세에게 교육하라”는 취지의 결의안을 10번 이상 보냈으나 일본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누구인가.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2세 정치인이며 할아버지와 부모들이 전후 입지전적인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쉽게 정치에 입문하였으나 정치적 감각이 부족했기 때문에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뭔가 부족한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다. 몇 일 전 일본 TV 대담에서는 한ㆍ일정상회담에 대하여 묻는 질문에 “당신이 ‘나를 만나려면 먼저 술 한 잔을 사라’고 했을 때 내가 ‘그래, 내가 한잘 살께’라고 한다면 뭔가 꿀리는 게 있고 약한 입장이라는 것이 아닌가요?”라고 역질문을 했다. 현재 한국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를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일본인의 자긍심 짓밟는 일체의 행동에 대해서는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언행을 하고 있지만 이상하리만큼 일본에서는 듬직한 지도자로 비춰지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나서 반갑스무니다”라는 말에 박대통령이 대꾸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결례한 것이 아니냐는 일본인들의 여론에 대하여 “국가와 국가간 관계에 있어서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양국의 공동 대응이 요구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입장에서 감정적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이익과 전략적 차원에서 한국을 봐야 한다고 일본 국민들에게 호소함으로서 믿음직한 총리라는 여론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모습으로 계속해서 미국과도 헤게모니 싸움에서 대등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중국에게도 절대 밀리지 않으며 전 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미국의 호응을 이끌어냄으로서 한국에게는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지만 이것이 일본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가고 국제사회에서도 일부분은 일본의 주장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하여 외교부 성명을 통하여 “강력히 규탄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집단 자위권을 헌법에 포함시키겠다는 일본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방법으로 대응해서 이길 수 있는 국가인지를 면밀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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