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이어온 향토뿌리기업 ‘노당기와’
노당리 일부 주민들과 불화…갈등 증폭
주민 “소음ㆍ매연 등에 불편 겪고 있어”
정문길 회장 “보수공사 완료해 문제 없다”
경북도가 지정한 향토뿌리기업으로 잘 알려진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소재 (주)노당기와(회장 정문길ㆍ73ㆍ사진)와 노당리 일부 주민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향토뿌리기업을 잘 육성해야 한다’는 여론과 ‘공장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정 회장을 만나 최근 심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문화재기능보유자 등록 670호 제작와공 1호인 정 회장은 해방 전인 1940년 조부 때부터 기와제작을 해오던 가업을 부친에 이어 75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전통기와를 생산해 사찰신축·보수공사현장 등에 납품하고 있는 전통기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 인증기업에 등록되고 2013년 ‘경상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된 노당기와는 현재 아들 정병태씨가 가업을 승계해 4대째 이어지고 있는 향토뿌리기업이다.
노당기와가 자리 잡고 있는 안강읍 노당리 일대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고령토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선이 굵은 호남형 외모에 호방한 성격의 소유자인 정 회장은 평소 통이 큰 인물로 불리며 주위로부터 베푸는 인심도 남다르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67년부터 전통기와제작이라는 가업을 거의 반세기동안 이어오면서 보릿고개시절에서 지금까지 숱한 난관을 헤쳐 왔지만 이웃과의 불화로 인해 최근 그의 심경은 편치 않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4월 길 건너 앞집에 사는 이웃 이정원(63)씨가 노당기와 측의 고령토 채취로 주택과 담장에 균열이 발생한데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집을 새로 지어 달라”는 이씨의 입장과 “전문가 감정에 의거해 감정가격대로 보상해 주겠다”는 노당기와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갔다.
이후 이씨는 동조하는 일부 주민과 함께 경주시청, 경북도청,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방송국, 대구지방환경청, 국민윤리위원회 등 관계요로에 환경오염, 무단형질변경, 수로 불법복개 및 점용, 향토 뿌리기업으로 선정의 의구심 등의 문제점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하고 급기야 지난 3월 24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소음, 분진, 악취, 매연 등을 배출해 주민건강을 해치는 노당기와 공장을 공단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노당기와 측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씨 등은 기자회견문에서 “노당기와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악취, 매연으로 60년간 생활의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공해를 유발하는 기와공장을 공단지역으로 이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씨는 지난 2월17일 밤 12시께 공장굴뚝에서 배출된 매연분출 장면이라며 증거물로 당시의 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노당기와가 경북도로부터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돼 전통기와 체험관 건립비로 5억원(도비 2억5천만원, 시비 2억5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며 “공해를 일으키고 불법을 저지르는 기업에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예전에는 환경관련 법령과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공장을 운영하는데 다소 문제가 있었다”며 “최근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소음과 분진 등 공해방지시설에 대한 개ㆍ보수공사를 완료해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매연발생 사진에 대해서는 “당시 한밤중에 이씨가 공장에 침입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에 당황한 공장 직원 김성도(75)씨가 스위치를 잘못 조작해 매연이 발생한 것 같다”며 “현재는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무공해공장이라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이어 “현재 착공도 못했지만 강의실, 전시실, 체험실을 갖춘 전통기와 체험관을 건립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기와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학습장으로 조성할 것이다”며 “남은 생애의 마지막 과업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안강지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키워 대대로 가업으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안강읍 주민을 비롯한 경주시민은 노당기와와 노당리 일부 주민 간 갈등이 빨리 해소되길 기대하면서 75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당기와가 향토뿌리기업으로 잘 전승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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