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제는 지역문화와 지역특산물이 결합된 형태의 문화축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축제는 문화자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지역축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축제양산으로 비슷한 유형의 축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축제공화국을 방불케 한다.
문화관광부의 ‘한국지역축제’에 의하면 2013년 현재 1,20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광역시에 비해 광역도가 보다 많은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3.8%에 해당하는 112개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강원과 경기가 11.4%인 93개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가장 적은 지역은 대전으로 전체의 2.0%인 16개의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시, 군의 경우 최대 19개를 개최하는 지역이 1곳이며 12개인 지역이 1곳, 10개인 지역이 3곳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규모에 있어서는 5억에서 1억 사이가 40%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은 1억에서 5천만 원이 17.7%를 차지하고 있다, 50억 원이 넘는 축제도 9개나 된다.
2005년 이후 5년간 지역축제의 수는 전체적으로 35.3% 증가하고 있다. 축제의 증가에 있어서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증가하는 지역은 서울,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충남, 전북, 경남의 8곳이며 감소하는 지역은 부산, 인천, 강원, 충북, 전남, 경북, 제주 7곳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축제를 개최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형식적인 프로그램운영으로 정치ㆍ행정적 행사나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는 먼저, 지역주민과의 소통부재를 들 수 있다.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방식으로 축제가 기획ㆍ운영되기 때문이다. 둘째, 예산의 추상적 분석으로 사용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점이다. 셋째, 차별성 없는 축제가 참여자들에게 식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 큰 문제점은 개선이나 평가 없이 의례적으로 예산집행이 반복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경북북부지역에도 많은 축제들이 개최되고 있으며 그중 대표축제로서 문경전통찻사발축제, 봉화송이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영덕대게축제, 영양산나물축제, 영주선비문화축제, 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 울진대게축제, 의성산수유꽃축제 등을 꼽을 수 있다. 경북북부지역 지자체들은 축제의 경제적 효과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북북부지역의 성공한 축제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개성 있는 축제 및 특성화된 축제를 발굴ㆍ육성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지역의 특수한 자원을 토대로 ‘개성’을 창출할 때 축제의 경쟁력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예컨대 일본의 나오시마는 낙도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예술섬’ 테마로 승화시켜 세계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 망똥(Menton)은 오렌지와 레몬으로 동화나라 캐릭터 조형물을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둘째, ‘테마’가 있는 축제 장소 선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축제 장소하면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설무대를 먼저 떠 올리게 한다. 그러나 외국에는 축제장소로 공공건물, 교회, 성당, 학교, 공원 등, 심지어 교도소까지 축제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의 장소를 활용함으로써 획일성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지자체의 재정지출도 줄일 수 있다. 망똥축제, 아비뇽연극제, 에딘버러 축제가 테마 축제 장소로 대표적인 예이다.
셋째, 지역주민에게 신명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에게 신명이 나는 축제야말로 호기심을 유발시켜 외부관광객을 불러오는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특히 신명창출을 위해서는 ‘관전형’이 아닌 ‘참여형’ 축제가 되어야 한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서 지역특색과 연계된 체험이나 학습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지역주민과 관객이 축제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끝으로 경쟁력 있는 축제 개최가 필요하다. 유사한 축제는 통폐합하고, 행사성 축제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인근 지역과 테마가 동일하다면 공동으로 축제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경북북부지역에도 영덕과 울진이 같은 주제의 대게축제를 비슷한 시기에 개최하고 있다. 지자체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여 공동으로 개최하든지, 아니면 격년제로 각각 순환하면서 개최하는 것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지역축제의 예산과 성과를 주민에게 공개함으로써 부실한 축제는 탈락시키는 등 주민통제를 강화시킬 필요도 있다.
조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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