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소방본부(이하 본부)가 지난해 소방장비를 구입하면서 대부분 특정회사의 소방장비를 구매하면서 수의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의 계약을 함으로써 예산 절감은커녕 되레 낭비를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가 있게 되었다. 규정에 따르면, 본부가 소방 장비 등을 구매하려면, 규정상 1억 원 이상의 물품은 3자 구매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총액 입찰방식을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본부가 지난해 구입한 물품의 총액은 45억4,554만 원이다. 구입 장비 현황을 보면, 소형 펌프 차 12대에 17억 원, 중형 펌프 차 1억8,987만 원, 구조공작차 1대 2억1,110만 원, 화학소방차 1대 1억8,500만 원 등이다. 이들의 특수 차량을 (주)우리특장이 전체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본부가 수의 계약으로써 어느 특정 업체에다 물량을 몰아주었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형편에 빠지고 말았다. 본부가 이런 형편에 처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의혹을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다고 해도, 본부가 어떻게든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본부가 할 말을 했다. 본부가 한 말이나 해명에 따르면, 올해부터 다수 공급자 경쟁 입찰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어 3자 구매방식 물품구매에 문제가 있음을 밝혔다. 총 구매액 45억4,554만 원치를 구매하면서 어느 특정 업체에 23억3,787만 원어치를 몰아 구매할 때는, 왜 이게 문제가 있음을 몰랐는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규정에 눈감고 그냥 도장만 찍었는가. 그렇지는 안했을 것이다.
묻고 싶은 게 또 있다. 올해부터는 고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동의를 한다. 그러나 왜 지난해에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에 답을 해야 한다. 반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개선을 그 누가 믿겠는가.
그리고 올해부터 진정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지난해의 잘못에 대한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지난해의 잘못을 슬그머니 덮어버리고서, 올해부터 잘 하겠다는 자세는 공직자의 바른 자세가 결코 아니다. 예산은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세금을 일단 낭비했다는 지적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든가 아니면, 즉각적으로 낭비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 그 다음에 담당자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적어도 세금을 낸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본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매하여 예산을 절감한 좋은 사례가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를 비롯하여 경남도, 대전, 충남 등은 이미 총액 입찰과 3자방식 수의 계약을 탈피했다. 이로써 예산 절감과 투명성을 확보했다. 경쟁 입찰을 했다. 그럼에도 본부가 이제야 올해부터 고치겠다는 것을 두고 말한다면, 예산 절감도 하지 않았고 나아가 투명성도 없다고 해야겠다.
일이 이쯤에 이르면, 본부가 아무리 올해부터 고치겠다고 말을 한다고 해서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예산 절감과 예산 투입의 투명성을 위해서, 본부가 곧바로 감사에 착수할 의지가 있는가를 묻는다. 잘못된 전례를 고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감사로써, 담당자의 문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다음은 고치지 않으려고 해도,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확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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