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지는 못해도 보고 배우는 운동신경과 집중력이 뛰어납니다"
청각장애(3급)를 극복하고 세계 주니어테니스계의 스타로 떠오른 중학생이 있다. 충북 제천동중 1학년 이덕희(13)군이다.
이 군은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열린 2011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2011 Eddie Herr) 남자 14세부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에디허`는 `오렌지보울`과 함께 연령별(12ㆍ14ㆍ16ㆍ18세)로 치러지는 국제 주니어테니스 대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이 대회를 거쳐갔다.
서비스와 스트로크가 강하고 운동신경과 집중력이 뛰어난 이 군은 이번 에디허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2회전에서 데이비드 볼프손(캐나다)을 2-0으로 이긴 데 이어 3회전(32강전)에서는 작년 오렌지보울 12세부 우승자인 마이클 모(미국)를 2-1로 꺾었고, 16강전에서도 미국의 티아포를 2-0으로 완파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이 군은 7세 때 테니스를 시작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줄곧 전국 1위를 지키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 군이 에디허에 처음 출전한 것은 신백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9년. 당시 11세였던 이 군은 12세부에 참가해 300여 명을 제치고 단식 4강까지 진출했고 작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중학생이 된 이 군은 지난 7월 중국 다롄에서 열린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 32강전에서 주니어 랭킹 925위인 중국의 후이톈샹을 꺾어 세계 주니어랭킹 1천610위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 사상 최연소로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랭킹에 이름을 올린 쾌거였다.
이 군은 지난 8월 체코에서 열린 14세 이하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단체전에 국가대표로 출전, 한국의 우승에 한몫을 했다. 그런 성적이 반영돼 현재는 세계랭킹이 730위로 뛰었다.
어머니 박미자(37)씨는 "조금만 더 청력이 좋았으면 귓속형 보청기를 쓸 수 있을 텐데 지금의 의료기술로는 어렵다고 한다"면서 "그래도 덕희가 외국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좋아해 즐기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올해 초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스텝스톤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고, KDB산은금융그룹의 후원을 받아 세계대회 경험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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