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비경제활동 인구가운데 근로의사가 없다는 이른바 ‘니트족(무업자)’이 최근 9년 사이 2.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할 뜻이 전혀 없는 실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또한 한창 일할 나이인 35~55세 연령세대에서 10명 중 3명꼴로 구직활동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펴낸 한국복지패널을 통해 본 사회 경제적 변화보고서 내용에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의사 없음을 비경제활동 사유로 꼽은 비중이 2005년 10.6%에서 2013년 26.5%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비경제활동 사유로 진학과 취업준비를 꼽은 비중은 22.8%에서 33.4%로 증가했다. 반면 가사, 양육, 간병을 꼽은 비중은 41.0%에서 29.8%로 감소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런 보고서는 한창 일할 나이인 청장년층의 취업이 그만큼 힘들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장년층 이상이 구직활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비경제활동 인구가운데 근로의사 없음은 일하지 않고 일할 준비도 하지 않는 인구를 말한다. 취업이 어려워지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예사롭지 않다.
힘들더라도 노력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청년들에게 심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 9월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7.9%로 떨어졌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9월 386만5천명이던 청년 취업자가 지난 9월 395만6천명으로 9만1천명 늘었다고 한다.
통계상 청년고용은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구직포기 인구 48만8천명을 포함할 경우 체감실업률은 10.8%에 달한다. 구직활동 포기인구를 실업자에 포함시키지 않은 까닭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다.
실업률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일자리의 질이다. 청년층 일자리가운데 시간제의 비중은 2007년 7.6%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두 배인 15.1%에 이른다. 일자리가 늘어도 비정규직만 늘어나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임시 일용직에서 출발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10% 남짓하다. 일자리 양극화, 구직포기 증가로 인한 부담은 가중될 것이 뻔하다.
노동시장 개혁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