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어장에 미꾸라지를 양식하다 보면 이 미꾸라지들이 건강하지 못하고 아무리 먹이를 잘 줘도 중간 중간에 병에 걸려 죽고 힘이 없이 약한 녀석들이 생기게 된다. 이때 양어장 주인이 가물치를 한마리 넣을라 치면 미꾸라지들은 살아 남기 위해 열심히 도망다니게 되고, 활발히 움직여서 훨씬 건강해지고 병에 걸리는 녀석도 없게 된다. 하지만 가물치를 넣기 전에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미꾸라지들이 가물치를 피해 달아 날 수 있을 정도로 건강과 환경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양어장 주인이 가물치를 풀어 넣는 것을 만능으로 생각하게 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양어장이 더러워져서 병에 걸렸는데 그것을 가물치를 더 풀어 해결하려 하고 사료가 부족해서 살이 빠졌는데 거기에 가물치를 풀면 분명 양식장은 망할 것이다. 그것보다 더 끔찍한 양어장도 있다. 주인이 미꾸라지를 기르는 것을 접고 가물치를 키우기로 마음 먹었을 때이다. 미꾸라지는 주인의 소중한 상품이 아니라 가물치를 키우기 위한 먹이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미꾸라지와 가물치의 상관관계’를 기업 경영에서는 ‘가물치 이론’이라고 한다. 또한 이 ‘미꾸라지와 가물치의 상관관계’를 공무원 조직에서의 정규직과 임기제(계약직)공무원으로 비유하는 부류들도 있다. 포항시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시는 전문성이 구비되어야 하는 분야에 계약을 통한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취지로 방송아나운서, 피디, 영상, 사진촬영, 카피라이터 등 6명과 공연전시, 기획홍보 2명, 통역(일, 러, 중)부문 3명, 항만물류전문 1명, 의회속기사 3명, 보건소장 1명, 미술관 운영 관장, 전시기획 3명, 체납세정리 3명, 불법주정차단속 10명, 노점상단속 4명 등 44명의 임기제공무원을 등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그 분야에서 몸담아 왔던 조직원들이나 시민들이 피부로 느낀 체험담을 들어볼라 치면 정말 변해야하는 2,000여 포항시 공무원들의 마인드를 소신있는 발상으로 전환해 살아남기 전략을 꾀하는 자극제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임기제공무원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일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지만 할 일 없는 부류들을 그들 임기제공무원들은 일상에서 미꾸라지들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가물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호평 뒤로는 올바르게 받아들여야 할 따가운 시선들도 터져나오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 다른 시민들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기대했던 바램과는 달리 가물치와 미꾸라지는 서로 다른 인물이 아니었다고 평한다. 일부 임기제공무원들은 누군가에게는 미꾸라지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역으로 군림하는 ‘갑(甲)’질의 가물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말해 가물치 역할을 수행할 목적으로 투입시킨 일부 임기제공무원들이 어느때부터인가 미꾸라지와 한통속이 되어 동화된 사고로 일상을 안일하게 영위하기 때문에 구분이 가지않고 두루뭉실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고들 말한다. 또한 이들 임기제공무원의 등용이 처음부터 자치단체장의 정실인사로 전락한다거나 3년간의 계약기간이 끝나고 재계약 과정에서 어떤분야가 획기적으로 달라졌는지, 어느 누구가 잘했고 못했는지의 판단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이 되지못하고 치부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온 사례도 있어왔던것도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9일 한국의 공직 사회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철밥통 개념에 붙박힌 보신주의적 공무원들은 이 정부에서 반드시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다만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대대적인 개혁이 가능해 진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일을 하는것이 된다. 말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시기를 바라고 싶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들 일부 조직이 일반 국민의 사회속 각종 이익집단과 직ㆍ간접으로 연관되어 있어 알게 모르게 그들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익과 연관되어 지게끔 되어져 있는 조직의 모습이란 것이 바로 부패한 사회를 만들어 내고 있는 곰팡이 균이 된다. 공공기관 조직원들의 형상이 어떤 미꾸라지들인가, 아니면 제 모습을 갖춘 가물치인가를 이젠 한번쯤 눈여겨 볼만도 하지않은가? 김중환 상무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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