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 경북도가 지역 종가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음식을 집대성한 조선시대의 각종 ‘종가음식조리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경북도는 5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본관 제2회의실에서 ‘종가음식조리서 세계기록유산 추진 학술용역’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지난해 6월부터 진행된 이번 용역은 지역의 종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조리서 중 음식디미방, 수운잡방, 온주법, 시의전서 등을 중심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조리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연구 용역이다.
이날 보고회에서 안동대 배영동 교수는 “종가음식은 문중단위로 조상제사가 다양하게 이뤄져 제례에 쓰이는 음식과 술에 대한 요구로 발달됐다”면서 “이후 조리서의 등장은 조선후기 접빈객봉제사의 가치가 증대하면서 발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는 “종가음식조리서가 현대 식문화 및 조리법에 미친 것은 한식이 온 우주를 담고 있는 음식으로 음식하나에 여러 가지 색과 다양한 식품재료, 형형색색의 고명, 온갖 종류의 갖은 양념 등을 다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종가 음식조리서는 세계에서 유교 문화(예법)와 관련된 유일한 조리서”라며 “주부에 의해 한글로 집필된 책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점들이 국외의 음식조리서들과 확연히 구분된다”고 우리 종가 조리서의 특징을 설명했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선행 사례 검토, 국내외 학술회의 개최, 종가음식조리서 아카이브 구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용역책임연구원인 경북대 백두현 교수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하기 위한 기록물의 명칭을 ‘한국의 종가음식조리서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으로 제시하면서 “이 두 조리서는 제작 연대, 제작자가 명확하고 기록물의 내용과 진정성, 독창성을 비추어 볼 때 세계기록유산으로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도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문화재청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기록물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두환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우리 지역에 산재한 소중한 기록유산들을 발굴하고 보존관리 함은 물론, 우수한 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음식디미방’은 경북 영양 석보 두들마을에서 살았던 재령이씨 종가에서 나온 것으로, 장계향(張桂香1598~1680)이 지은 한글본 음식조리서다.
저술자와 저술 연대 및 출처가 확실한 가장 오래된 조리서로 풍부한 내용의 음식조리법을 담고 있다.
‘수운잡방’은 경북 안동 오천 군자리에 살았던 광산김씨 종가에서 나온 것으로 김유(金綏1491~1555)와 그의 손자 김령(金玲1577~1641)이 공동 저술한 한문본 음식조리서다. 저술자, 저술 연대 및 출처가 확실한 문헌으로 가장 오래됐으며 다양한 음식조리법이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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