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남북 관계개선, 공무원 연금개혁, 경제 활성화,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 등 정부가 추진하거나 하루 빨리 중재해야할 국정현안들이다. 그러나 추진동력을 불어넣고 갈등을 봉합할 주체는 볼 수가 없다. 청와대는 정윤회 문건파문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 항명사태, 음종환 행정관 면직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고 새누리당은 계파간 대립으로 주요현안에 당력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12개 민생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때문에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을 유실하고 있음에도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의 협조를 끌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도 우리가 선제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다. 경제부처는 수도권의 공장과 학교 신설을 제외한 규제 풀기에 안달하고 있다. 현실화 될 경우 지방과 수도권과의 싸움은 또 한 번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밀어붙일 일이 아닌데도 조정자 역할을 할 주체가 없다. 정치권도 공무원 사회도 소신보다는 그저 눈치 보기만 팽배해 있을 뿐이다. 이런 풍조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30%대로 떨어진 어두운 그림자를 살펴야 한다. 국정쇄신의 핵심은 인적쇄신이다. 이완구 총리지명 교체선택은 그나마 다행이나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그대로 두고 쇄신을 논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도 문고리 3인방을 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장관과의 대면보고도 늘이고 소통을 강화하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끌어안아야 한다. 박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이 불통과 인사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박 대통령을 지키고 있던 철옹성 같은 50%의 지지자들이 허물어짐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된다. 지난 12일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망쳤다. 한마디로 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내치지 못했다. 내 사람 내 스타일을 고집했다. 문건파동에 송구하다는 유감표명은 있었지만 국민들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가 난 민심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부드러움이 없는 경직의 결과이다. 경직된 스타일은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따뜻한 공감의 시선을 보여줘야 한다. 너와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하나가 되려면 나 자신부터 개혁할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부드럽다. 뻣뻣하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원칙과 소신은 유연함에서 찾아야 한다.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부드러워야 한다. 지금 박 대통령은 혼자의 힘으로 국정의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 외톨이가 되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집안싸움에 진실게임이 한창이고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 싸움에 K. Y(김무성, 유승민) 수첩파문이 일파만파다. 한 식구끼리 서로 믿지 못하니 당?청 관계가 소원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소수의 측근과 핵심 친박 의원들만이 내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번 수첩사건은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보다 심각해 보인다. 문건유출 사건이 대통령 측근들 간 권력을 둘러싼 암투였다면 수첩사건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승리 2주년을 맞아 축하연에 박 대통령은 친박계 중진 의원들만을 불러 저녁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이래서는 통일대박을 논할 수가 없다. 해방이 됐지만 분단의 역사는 70년이 됐다. 부끄러운 역사요 서로가 믿지 못하는 불신과 비정상의 역사다. 나를 개혁하고 이해관계가 다른 세력과 화해하고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연함 뿐이다. 늦었지만 박 대통령은 부드러움에서 소신과 원칙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부드러움이 강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박진성 좋은 文學 경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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