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평소 편측마비 장애가 있었지만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아이였습니다. 우리 아이는 생을 마감했지만 우리 아이만큼 귀한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고 하늘나라로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뇌사 판정을 받은 16세 소녀의 장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부모의 결심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5일 포항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뇌사판정을 받은 김세은(여ㆍ포항여고1)양의 가족들은 장기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 주위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
김세은 양은 5살 때 뇌혈관기형 진단을 받고 뇌병변 장애로 편측마비를 앓아왔다.
대부분의 시간을 투병생활로 보냈지만 세은 양은 또래아이들 보다 더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지내왔다.
언제나 환환 웃음으로 가족들의 고단한 일상을 밝게 만들어 줬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1월 초 호흡 곤란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후 결국 23일 혼수상태로 최종 뇌사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갑작스런 딸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세은 양의 짧은 삶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뜻을 모아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세은 양의 간, 양측 신장, 양측 각막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환자 5명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포항성모병원측은 “이번 故 김세은 양의 장기기증 선행은 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장기기증 문화를 널리 확산하고 장기기증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지역별로 뇌사판정의료기관을 지정한 이래로 경북지역에서는 뇌사판정 및 적출수술이 동시에 이루어진 첫 사례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원측은 고인과 유가족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유가족을 위해 장례식장 사용을 무상으로 지원키로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병원이라는 호평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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