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왕피천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연어 회귀천(回歸川)에 연어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연어 회귀율이 예년 평균에 비해 50~60% 정도에 그치는 등 회귀율이 대폭 감소하자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에서는 당초 계획한 80만 마리 치어 방류사업에 비상이 걸리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부터 울진 왕피천과 평해 남대천에 포획장을 설치, 연어 포획에 나서 지난달 30일 현재까지 730마리에 그쳐 예년 평균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강원도 양양 남대천의 경우 그나마 올해 11월 30일 현재 4700여마리를 포획했으며 양양 남대천 역시 작년 1만5510마리에 비해 회귀율이 31%에 그쳐 이달 15일까지 포획을 연장했다.
올해만 연어 회귀율이 감소한 게 아니라는데 더 큰 문제로 다른 지역에 비해 울진 왕피천을 비롯한 동해안의 연어 회귀율이 지난 2000년을 고비로 매년 크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따르면 2001년 3223마리, 2002년 2878마리, 2003년 1584마리, 2004년 610마리 2005년 222마리, 2006년 1098마리, 2007년 1706마리, 2008년 390마리, 2009년 785마리 2010년 1162마리가 포획돼 매년 회귀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민물고기연구센터는 6년 전부터 영덕 오십천과 울진읍 남대천에서 연어 포획을 포기했다.
이로 인해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4년부터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한 핵심전략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13년 이후부터 매년 1억 마리 이상의 연어 방류를 통해 연간 1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연어자원조성 중∙장기대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에 비해 연어회귀율이 현저하게 낮아진 원인으로 최근 동해안에서 명태, 도루묵 같은 한류성 어종은 크게 감소한 반면 노랑가오리 같은 아열대성 어종의 대거 출현에서 보듯,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속단은 할 수 없지만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동해안에서의 연어 회귀율 감소는 앞으로도 해가 갈수록 더 빈번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민물고기연구센터 김옥신 연구사는 “2000년 이전까지 1% 안팎이든 회귀율이 최근 몇 년 사이 0.2~0.5%로 크게 떨어졌으며, 이는 태평양 수온 상승 등 지구 온난화와 관련됐을 것 이라고 추정만할 뿐 학계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산자원사업단 양양 연어사업소 이철호 연구사도 “최근 연어 회귀 남방한계선이 강릉 이북으로 형성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은 연근해 어장 정치망 어민들의 증언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해 동해 연안의 해양생태계 변화가 연어 회귀율이 감소한 원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올해 1000마리를 포획할 계획이지만 현재 포획량으로는 당초 계획량의 70%에 그쳐 내년 2~3월에 추진할 80만 마리 치어 방류사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지난 1970년부터 올해 2월까지 4600여만 마리의 연어 치어 방류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으며, 이 때문에 북태평양소하성어족위원회 가입발판 마련 등 국가적 외교입지 강화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갈수록 줄고 있는 연어 회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경호기자
kimgh@ks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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