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던 고통과 아픔의 한해를 매듭짓고 을미년 새해를 맞았다.
붙잡을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또 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으면서 모두가 행복한 한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흔히들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으로 건강, 돈, 인간관계 등을 생각하기 일쑤이나 이는 행복의 조건이라기보다 삶의 기본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미국 미시간대학 심리학 교수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5년 동안 432쌍의 장수부부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75%와 여성의 72%가 아무런 대가없이 베푸는 삶을 살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이 행복감을 충만하게 해주고 이런 행복감이 장수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행복을 얻는다고 말한 플라톤은 일찌감치 이런 사실을 간파한 모양이다.
그런가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자족(自足)속에 있다고 했고, 영국의 속담에도 자기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정리해보면 일정한 소득과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 자기만족 등이 행복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귀결된다.
그러나 이 모든 행복의 조건은 가정이란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가정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겠으나 충족과 통제기능, 종교적 기능까지 모든 것을 아우를 만큼 우리사회의 행복의 원천이다.
“모든 것을 다 잃어도 가정이 있으면 아직 다 잃은 것이 아니지만 모든 것을 다 가져도 가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이다”라고 가정의 귀중함을 사회학자 클린턴 가드너는 강조했다.
테레사 수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던 날 세계평화를 위해 긴급하게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촌철살인의 한마디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현실은 가정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먹고 사는 것이 급선무라 소중함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가정의 71%가 언제든지 이혼할 생각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가 이를 잘 말해준다.
행복한 가정에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가족 간의 감사와 가족 간의 헌신, 함께하는 시간, 가족간 위로와 격려, 정신적 건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렇듯이 가장 중요한 근간은 서로 얼마나 사랑의 대화를 많이 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정의 행복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을 없애지 못하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없다.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삶, 이 모두가 가정으로부터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터득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가족은 불가능하나 행복한 가족은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아는 데는 시간이 필요 없다.
가족, 그 아름답고 소중한 이름. 행복은 나와 내 가족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까?
바람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고운 향기가 남고 비가 내린 후 더 싱싱한 생명의 싹이 움틈을 상기하며 새해는 모든 가정이 행복의 시간으로 채워지길 기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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