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던 `슈틸리케호`가 쿠웨이트를 꺾고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은 1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125위)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터진 남태희(레퀴야SC)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승점 6으로 1경기를 덜 치른 호주(1승ㆍ승점 3)를 제치고 A조 선두로 올라섰다. 쿠웨이트는 2패를 당하며 조별예선 자력 통과가 힘들어졌다. 한국은 이어 열리는 경기에서 호주가 오만과 비기거나 이기면 8강 진출이 확정된다.
한국은 최전방에 `중동 킬러` 이근호가 나섰고 2선에 김민우(사간도스), 이명주(알 아인), 남태희가 배치됐다. 중원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호흡을 맞췄고 포백으로 김진수(호펜하임),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광저우 부리), 차두리(서울)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을 대신해 김승규(울산)가 꼈다. 감기 증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손흥민(레버쿠젠)과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나빌 말룰 감독이 지휘하는 쿠웨이트는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유세프 나세르(카즈마SC)가 섰고 2선에 압둘아지즈 마샨(알 카드시아), 압둘라 알 부라키(쿠웨이트SC), 파하드 알 에브라힘, 술탄 알 에네지(알 카드시아)가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알리 알 마크시드(아라비SC)는 포백라인 앞에 선 홀딩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포백으로 파하드 아와드(쿠웨이트SC), 아메르 알 마타우그(알 카드시아), 메사드 알 에네지(알 오루바), 알 하제리(살미아SC)로 구성됐다. 골문은 하미드 유세프(아라비SC)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중원 다툼만 지루하게 이어갈 뿐 1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며 부진했다. 오히려 전반 24분 장현수의 실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영권의 커버 플레이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 30분 이근호가 결정적인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김민우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유세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6분 뒤 남태희의 머리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차두리가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고 남태희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명주를 빼고 조영철(카타르SC)을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들어 쿠웨이트의 거센 반격에 시달렸다. 후반 4분 알 마크시드의 중거리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간담을 쓸어 내렸다. 패할 경우 조별 예선 통과가 힘들어지는 쿠웨이트는 라인을 올리며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고 한국은 계속 고전했다.
대표팀은 수비가 흔들리면서 후반 15분에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다. 장현수가 상대 공격수 알리 마크시드의 드리블에 완전히 속았고 슈팅을 날린 것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곧바로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상대 슈팅이 옆 그물을 강타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22분 김민우가 이근호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왼발 슛을 때렸지만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다. 7분 뒤에는 이근호가 남태희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방향만 돌렸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1분 김민우를 빼고 이정협(상주)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은 후반 38분 박주호의 왼발 중거리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렸다.
결국 경기 종료까지 한골 차의 리드를 잘 지켜낸 태극전사들은 값진 승점 3을 챙겼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17일 오후 6시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최종 3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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