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제투명성 기구가 발표한 201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175개국 중 43위에 머물렀다. 동아시아의 대만이 61점으로 35위, 아프리카의 보츠와나가 63점으로 31위, 남미의 칠레 73점으로 21위보다도 뒤처졌다. 그런데도 지난 연말 마지막 국회에서 148개 안건이 통과됐지만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 법안으로 불리는 ‘김영란 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4년째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이 법안의 취지는 공직자가 대가성 없는 금품도 받지 못하게 함으로써 부정청탁을 뿌리 뽑자는 것이다. 사정기관의 강력한 수사에도 개선조짐이 보이지 않는 부패의 도도한 흐름을 끊자는 국민적 염원을 담은 법안이다. 이 법안은 2011년 8월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초안을 국무회의에 제시한 이래 수많은 논의를 거쳐 2012년 8월 입법 예고됐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해 10월 29일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공직혁신과 부패척결을 이루지 않고서는 다음 세대에 또 어떤 고통을 물려줄지 모르고 지금 우리의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국회에 통과를 간곡히 부탁한바 있다. 그럼에도 국회는 적폐 청산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국민적 염원이나 대통령의 설득에도 미적거리다 해를 넘겼다. 그러니 국회의 개혁의지를 의심하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국회는 행동으로 개혁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이제 지난 8일 국회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므로 첫 단추를 끼웠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 개혁의지를 입증하려면 어떤 경우라도 통과시켜야 한다. 이는 국운이 걸린 국민의 소리인 것이다. 여기에다 공무원연금개혁법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14명으로 이뤄져 100일 동안 활동할 특위는 법률안 심사는 물론 의결권까지 갖는다. 이를 통해 늦어도 여야는 오는 5월 초까지는 연금개혁안을 입법화해야 한다. 공무원연금개혁을 미루면 2017년까지 8조원이 다음 대통령 임기인 2018년에서 20 22년까지는 33조원의 국고가 지원되어야 한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절대 절명의 과제다. 이를 미루면 국가재정이 송두리째 흔들릴 뿐 아니라 지금 세대가 맡아야할 부담을 다음 세대에 떠안기는 세대간 책임문제도 있다. 국민의 70%가 이를 공감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표를 의식한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할 과제다. 특위는 정해진 시한을 공무원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여야는 활발한 토론을 거쳐 관련정보를 공개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타협안을 내놓아야 할 무한한 책임이 주어져 있다. 특히 정부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어젠다인 공무원연금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군인 사학연금 개혁과 함께 박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 아닌가? 문제는 연금특위를 이루고 있는 의원들의 소극적인 자세다. 특히 야당에는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입만 벙긋하면 청와대의 소통을 부르짖고 국민통합과 화합을 노래하듯 하고 영호남 의원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며 교류한답시고 카메라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면서 생각은 동상이몽임을 지울 수가 없다. 새해 첫날 여야 지도부는 국립 현충원 참배로 첫 당무를 시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도 찾았다. 반면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만 참배했다. 기자들이 김무성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칭찬받을만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럴 용기가 없고 당직을 벗고 나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한번 가보고 싶다며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이제까지 당직을 맡지 않았을 때는 왜 가보지 못했는지 속보이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후세에 맡길 일이다. 2012년 대선때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건너뛰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만 찾았을 때 알아보지 않았는가? 당시 박근혜 후보는 봉화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찾았다. 새해벽두부터 속 좁은 야당의 행태를 보노라니 올 한해도 원만한 국정운영은 아득하게만 보인다. 좋은 文學 경북지회장 박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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