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프로배구 한 구단의 주축 선수 A는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A에게 전화를 건 C는 "당신 때문에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당신 동료 B가 함께 승부 조작을 하기로 했는데 너 때문에 망쳤다. 빚까지 내서 모은 수 천 만원을 당신 때문에 날렸으니 책임지라"고 소리쳤다. A는 곧바로 B에게 연락을 해 사실 여부를 물었고 전화를 건 이가 주장했던 모든 것이 허위라는 것을 파악했다. 승부 조작에 전혀 무관했던 B는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협박 및 관련 사실을 전부 털어 놓았고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B에게 전화를 했던 C도 프로배구에 베팅을 했던 인물로 D라는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했던 것이었다. 현재 수사 당국에서는 브로커 역할을 했던 D를 추적 중이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D는 지난 2012년 승부 조작 사태로 영구 제명을 당했던 전직 선수 출신이다. 다행히도 B 선수의 기민하고 빠른 대처로 제2의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B가 속한 구단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이 사실을 알렸고 KOVO는 각 구단에 비상 통신을 보내 선수들에게 주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배구는 2012년 2월 승부조작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었다. 전·현직 배구 선수 16명이 영구 추방됐고 당시 승부조작에 연루됐던 선수가 많았던 상무 신협은 남은 시즌 경기 몰수패와 함께 V리그에서 빠지게 됐다. 문제는 당시 승부조작에 관여했던 선수 대부분이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것이다. 이를 인지한 KOVO는 앞서 지난달 27일 남녀 구단에 "승부조작 관련자들의 접근을 경계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전직 선수 출신 모 브로커가 남자부 경기가 열리는 현장에 왔었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석방된 브로커 중 한명은 모 구단의 E선수에게 "너도 함께 승부 조작을 모의했는데 잘 살고 있느냐"는 식으로 협박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승부 조작과 무관했던 E는 곧바로 구단과 KOVO에 이 사실을 알렸고 KOVO는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브로커들의 접근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다행히도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그 동안 승부 조작의 폐해에 대해 교육 받은 선수들의 발빠른 대처와 KOVO의 노력이 일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았다. KOVO는 정기적으로 프로배구단 임직원과 선수단을 대상으로 경기 조작 사례 및 처벌과 불법 스포츠 도박 현황 및 문제점 등을 교육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효과를 본 것이다. KOVO 관계자는 "다시는 이전과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며 "암행 관찰 등을 통해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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