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16일 긴급현안질문 2일차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을 거듭 일축하며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전날에 이어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문건 유출 혐의를 받다 자살한 최모 경위에 대한 청와대의 회유 의혹을 파고들었다. 특히 야당은 전날 최 경위와 같은 혐의를 받은 한모 경위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로부터 회유를 받았다고 밝힌 점을 집중 추궁했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 경위가 기존 입장과 달리, 체포되기 하루 전인 8일에 민정수석실 직원에게 자백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밝혔다”며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경위의 유서내용과 같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러니 검찰이 청와대 가이드라인 짜맞추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청와대 회유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 경위 부인이 자신도 검찰조사 받았다고 말했는데 사실인가. 부인까지 신속하게 조사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관련해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회유가 있었다 해도 허위 내용을 진술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고, ‘바른대로 말하라. 이실직고 하라. 감추는 게 없어야 한다’는 추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회유 의혹에 대해 “회유가 없었다고 저는 보고를 들었다”고 했고, 전날 한 경위의 언론인터뷰에 대해서도 “방송 이후 한 경위 변호인이 ‘그런 인터뷰가 없었고, 그런 회유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안다. 그 부분을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의 승마협회 외압 의혹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개입 논란도 거듭 부각했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은 국정농단과 권력암투를 책임지고 사퇴하고, 비선실세들은 진실을 밝히고 자숙해야 한다”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다시는 이런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을 막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고, 철저하게 문서유출 관련자와 이를 악용한 자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긴급현안질문에서는 여야 의원들 사이의 ‘막말’ 공방도 벌어졌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에 이어 연단에 오른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최 의원이 공상소설을 쓰고있다. 요새 정치인들은 진짜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야당 의원석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고,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과 야당 의원 사이의 언쟁은 멈추지 않았다.
최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난 직후 신상발언을 신청해 “버르장머리 고치겠다니 저로서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표현”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를 받고 싶다”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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