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몰아치는 이맘때면 따끈한 국물 요리가 더욱 간절해진다.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녹이는 깊고 진한 국물 맛은 겨울철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메기를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메기매운탕을 요리하는 맛집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 호리 140-1(신흥로 419)에 위치한 낚시터매운탕은 그 이름처럼 매운탕을 파는 곳이다.
더욱이 식당 자체가 비학산과 호리못에 둘러싸여 있어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
낚시터매운탕 주변은 좋은 공기 속의 나무와 풀을 비롯해 가지, 고추 등 채소 텃밭까지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참 좋은 자연체험이 될 수 있다. 식당 내부는 창들이 모두 저수지와 산을 바라보고 있어 음식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우거지 넣은 매운탕으로 고객 발길 이끌어
호리못 앞 매운탕 맛집으로 소문난 ‘낚시터매운탕’은 이곳에서 수십년이 넘도록 손님들을 발길을 끌고 있다.
천선희 대표가 인수해 운영한지 12년이 넘은 매운탕 맛집으로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주변식당들은 장어와 보양식 등 다른 메뉴들을 같이 팔고 있지만 오직 매운탕만 내세워 단일메뉴로 팔고 있는 식당은 호리못 주변 이 집이 유일하다.
메기매운탕과 잉어매운탕, 잉어찜 등을 선보이며 단골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
낚시터매운탕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매운탕에 맛좋고 영양가 높은 우거지를 넣어주기 때문.
특히 이곳은 우거지는 제일 맛있는 이 시기에 1년동안 쓸 우거지를 준비해 정성스럽게 삶아 보관하고 있다.
천 대표가 보여준 식당 냉장고에는 파란 겉잎을 가을 바람에 말린 우거지가 가득 메우고 있어 1년 내내 걱정은 없을 듯 보였다. 우거지는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이 매우 풍부해 겨울철 우리 조상들이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었다. 이 외에도 매운탕 안에는 콩나물, 파, 토란 등을 넣어 양념과 함께 한소끔 끓여 낸다.
◇자연산 메기와 잉어를 재료로
낚시터매운탕의 대표 메뉴는 메기매운탕. ‘메기’는 민물고기지만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가 없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양만점의 식재료다.
칼슘이나 철분 및 비타민들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 골다공증 예방은 물론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어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손꼽혀 왔다.
메기는 다른 민물고기에 비할 바 없이 영양가가 높아 보약중의 보약으로 꼽히고 있으며 요리의 가짓수도 수십 종을 헤아려 미식가들의 입맛도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메기요리는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손질하는 과정에서도 그 맛이 달라질 수 있는 예민한 식재료다.
맛있는 메기매운탕을 조리하기 위해서는 비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재료인 메기의 성격을 잘 알고 그에 맞춰 요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운탕에 들어가는 메기는 전라도에서 잡은 것으로 일주일에 3번씩 공급받는다. 무엇보다 냉동된 생선을 사용하지 않고 가게 한 켠에 자체수족관을 설치해 생물 상태 그대로의 것을 사용해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수족관이 없는 식당은 고기를 냉동보관할 수 밖에 없어 그 맛이 조금 질기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집의 생선살은 야들야들하고 혀에 감기는 감칠맛이 더 하다.
◇약수물로 지은 돌솥밭과 매운탕
청송 주왕산의 정기를 받은 약수물로 삶아낸 돌솥밭은 푸르스름한 기운을 띤 유난히 찰진 밥이다.
밥맛이 좋은 건 당연지사.
묵직한 뚜껑을 열면 뜨거운 김이 퍼지며 구수한 밥 남새가 콧속으로 후욱 들어온다.
모락모락 하얀 김 속으로 고운 색깔 윤기나는 밥이 눈길을 잡는다.
돌솥밥을 먹는 또 다른 즐거움은 누룽지와 숭늉을 먹는 데에 있다.
식전 한 모금 마시고 남은 숭늉은 밥 먹기 전 부어둔 물이 돌솥에 눌어붙어 누룽지를 먹기 좋게 잘 불러 놓으면 된다. 그 구수한 맛에 배가 불러도 호록호록 자꾸 떠먹게 된다.
거기에 매운탕 한 술 떠서 입에 넣으면 말 그대로 ‘꿀맛’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매운탕의 육수도 약수물로 끓여낸다고 한다.
약수로 민물고기 매운탕도 끓이면 비린 냄새가 사라진다. 통째 끓인 메기매운탕은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데다 건강에도 그만이다.
잉어는 잔가시가 많아 잉어매운탕에는 뼈가 없이 살점만 발라 내어 끓여 내 구수한 맛이 난다. 잉어는 예부터 민간에서 임신수유부와 노약자의 원기를 북돋워 주는 보신 약재로 널리 쓰였다
중국의 고대음식 팔진미에도 잉어꼬리 요리가 등장할 정도로 진미에도 속하는 잉어는 겨우내 쇠진한 기력을 단번에 회복시켜 주는 고단백 식품이다.
이 집의 특미인 잉어찜은 고추장을 주재료로 만든 양념을 한 달 숙성 시켜 각종 채소를 함께 버무려 먹는 매콤한 맛으로 매니아층이 즐겨 찾는다.
◇매일 아침 직접 장 본 채소로 만드는 음식
낚시터매운탕에서 반찬에 사용하는 채소는 천 대표가 직접 꼼꼼히 준비하는 것들이다.
아침에 죽도시장에 나가 장을 본 신선한 식재료로 반찬을 만들고 매운탕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농장에서 직접 기른 먹거리를 테이블로 바로 가지고 오기도 하고, 식당에서 직접 담근 장으로 깊은 손맛을 낸다.
밑반찬도 정갈하다. 가자미조림, 양념게장, 메밀파전, 곰취나물, 겉절이, 돼지수육, 고추장아찌, 호박전, 석박지, 멸치볶음, 버섯볶음, 시금치나물, 다시마 등 15가지 기본찬들은 보기만해도 푸짐한 한상 차림이다.
손맛 좋은 주인장은 친정 강원도에서 직접 기른 채소들로 만든 반찬과 나물들을 매일 두 세가지씩 무쳐 상에 올린다. 널찍한 잎사귀가 곰 발바닥을 닮았다 해 붙여진 산나물의 여왕 곰취는 쌉싸름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난다. 향긋한 맛의 곰취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풍부해 항암효과에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곰취나물과 함께 돼지수육을 싸먹으면 그야말로 별미 중의 별미이다.
단골을 꾸준히 끌 수 있는 것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도 이유이지만, 그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요리에 연구하며 서비스를 높여나가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요리의 기본 양념인 고추장. 매년 1000근이 넘는 고춧가루도 식당에서 직접 빻아 사용하며 500근 가량의 고추장도 직접 담가 요리에 사용한다.
주인장을 비롯한 식구들은 고추장, 고춧가루, 우거지 등 시간과 정성이 가득 밴 음식들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매일 신선하게, 매일 맛있게 내놓는 이 집 음식들은 건강한 밥상을 차려내는 착한 식당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30분(휴무일은 명절 전날과 당일)까지 이며 예약문의는 ☎ 054)243-7736로 하면된다. △메기 매운탕 1만2000원 △잉어 매운탕 1만2000원 △잉어찜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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