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에이스로 거듭난 김승대(23)가 포항에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포항은 김승대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으로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김승대는 지난 1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무관에 그친 포항에 유일한 트로피였다.
포항은 지난 시즌 더블(K리그,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도 황선홍 감독이 감독상을 고무열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베스트 11에도 이명주, 고무열, 김원일이 이름을 올리며 나름 무거운 손으로 시상식장에서 돌아갔다.
하지만 올 시즌 포항은 어느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는 8강전에서 서울에 발목을 잡히며 중도 탈락했다. 리그 최종전에서는 수원에 역전패하며 최종 순위 4위로 마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얻지 못하게 됐다.
K리그 대상 시상식 후보에도 포항 선수들의 이름은 찾기 어려웠다. 감독상과 MVP 후보에 포항 소속은 누구도 없었다. 베스트 11 후보에 신화용(골키퍼), 김광석, 신광훈(이상 수비수), 강수일(미드필더), 김승대(공격수)가 전 포지션에서 경쟁했지만 확실한 수상 후보가 안보였다.
이에 포항은 영플레이어상에서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인 김승대에 기대를 걸었다. 김승대의 영플레이어상은 포항의 올 시즌 마지막 자존심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김승대는 포항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10골 8도움으로 시즌 내내 팀을 이끌었던 김승대는 시즌이 종료된 뒤에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팀의 자존심만 살린 것이 아니다. 팀과 K리그의 역사도 만들었다. 포항은 지난 2012년 이명주, 지난해 고무열에 이어 김승대까지 3년 연속 영플레이어상을 배출했다. 이는 과거 1991년 조우석, 1992년 신태용으로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던 일화 천마(현 성남FC)를 넘어선 기록이다.
김승대는 수상 후 "축구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을 받아 기쁘다. 포항에 영플레이어상을 3년 연속 배출하는 역사를 만들게 돼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쉽게 2014년을 마감한 포항은 김승대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으로 그나마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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