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를 두고 논쟁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논쟁과 갈등의 주제는, 월성 1호기를 계속 운전해도 ‘과연 안전한 것인가?’ 라는 것과 ‘경제성이 있는 것인가?’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총 435기의 원자로 중에서 35기가 계속운전 중에 있다고 한다. 계속운전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 입증된 기술인 셈이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의 ‘안전성’ 문제는 한수원이 아닌, 독립된 국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며, 그 결과를 수용하면 될 것이다.
‘경제성’에 관한 한, 만일 국가에서 안전하다고 심사하였다면 발전소를 계속 운전하는 것이 당연히 경제적이지 않겠는가? 얼핏 보면 이런 매우 상식적인 문제를 놓고 한수원과 지역주민의 논쟁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고, 해소 방안은 없는 것인가?
첫째, 문제의 인식과 접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 주민들은 안정성(Security 또는 Sta bility)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수원은 과학기술적인 의미의 안전성(Safety)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쉽게 말하면, 주민들은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이 불안하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고, 한수원은 대규모 설비개선을 통하여 과거보다 훨씬 안전해졌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식이다.
한수원은 원자력 발전을 처음 도입할 때 가졌던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것을 주민들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주민들의 진정한 관심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공기업 한수원의 한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갈등 생성의 구조를 알고 서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한 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이 어떤 위험(Risk)을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 위험(Risk)은 그 개인에게 더 이상 위험이 아니다. 반대로, 만일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Risk)이라고 판단하면, 그 위험(Risk)의 잠재적 수용에 갈등이 생기게 될 것이다.
전문적 지식을 갖춘 ‘원자력 종사자’ 들은 원자력 에너지를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반면, 일반인들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Risky)’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해서도 같은 경우이지 않을까?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안전성과 경제성 논란 이전에 이러한 갈등구조의 배경을 알고 나면 상대를 감정적(感情的)으로나 부정적(否定的)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찬성자와 반대자의 관계가 아닌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보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자원빈국이다. 월성 1호기는 대구ㆍ경북 가정용 전기의 80%에 해당하는 막대한 전기(678MW)를 생산해낼 수 있다. 이만한 에너지를 당장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충분히 안전하다고 하는 데도, 계속 운전을 하지 말라고 할 것인가? 또는 일방적으로 계속 운전을 강행할 것인가?
경주시 양남면 황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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