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의 거품을 빼고 지역서점을 살리자는 취지로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지난 21일부터 시행됐지만 지역 서점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유명무실한 가능성이 짙다는 여론이다. 대형ㆍ지역ㆍ인터넷서점의 공존 및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개정된 ‘도서정가제’는 신ㆍ구간 상관없이 한인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며 실용서와 초등 학습참고서도 대상 범위에 포함된 제도이다. 기존 도서정가제는 할인율(정가의 19%)이 선진국(5~15%) 보다 과도하게 높고 적용 예외 조항이 많아, 책값에 거품이 형성되며 소형 출판사와 동네서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의원입법으로 출판법 개정안이 발의된 이래 출판·유통계와 소비자 단체들과의 협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 4월 29일 출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모든 도서의 할인율을 15%로 제한해 대형ㆍ온라인 서점과 지역서점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책값이 비슷하니 소비자가 굳이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이유가 줄어든다. 그러나 온라인 서점이 ‘무료 배송, 카드사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있다. 서점에 납품하는 책의 출고가를 뜻하는 공급률에도 문제가 있다. 출판사는 책 구매량에 따라 공급률을 차등 책정하는데 이는 크게 20~30% 차이가 나기도 한다. 책을 사들이는 가격 자체가 다른 상황이다. 대형ㆍ인터넷서점의 경우 ‘베스트셀러’ 코너의 힘이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도 한다. 24일 오전 포항시 북구 남빈동의 한 서점에 들어가니 내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서점 관계자인 전 모씨는 “도서정가제가 개정돼 할인율이 줄어들면 공급가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서점만 이득을 가져가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공급가격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을 제한하는 만큼 판매량은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마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할인율로 경쟁우위를 확보해 온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에게는 오히려 이득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기존에 책을 사던 익숙한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하지만 기존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실용서와 초등교재는 이번 개정으로 인해 지역 서점에도 판매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정된 도서정가제 혜택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만큼 유통사, 출판,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가려면 실효성이 있을지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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