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개발공사(이후 공사)가 영천시 청통면 송천, 원촌, 치일리 일대 73만3,999㎡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 매입 등 모두 190억 원을 투자했다. 공사가 골프장 조성을 하려고 할 당시부터 완벽한 사업 계획이나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가 현재 드러나고 있다고 봐야 할 징조 등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우선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5월에 골프장에 대해 사업성이 없다고 경영 개선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왠지 공사가 행정안전부의 개선명령에 따른 이사회 개최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9월에서야 개최했다. 늑장 이사회이다. 늑장 이사회를 도의회가 지적했다. 하여튼 늑장 이사회에 따라 공사가 감정평가를 하는 등 매각을 추진했다. 만약에 골프장 조성을 하려고 할 때부터 사업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현재 행정안전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했겠는가. 또 만약에 행정안전부의 명령을 받은 즉시 이사회를 열어 즉각적으로 곧바로 매각절차를 밟았다면,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공사가 어떻게 해명을 할 것인가. 부동산 시세는 참으로 민감하게 움직인다. 하루가 다르다. 이를 두고 부동산 시세를 생물과 같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늑장 이사회를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에 어안이 막힌다.
공사가 지난해 11월 평가액 215억1,800만 원을 예정 가격으로 공개 입찰을 했다. 응찰자가 없어 같은 금액으로 재입찰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없었다. 공사가 추진하려는 입찰이 지속적으로 꼬이기만 하자, 또 다시 예정 가격을 194억 원으로 대폭 낮춰 3차 입창공고를 했으나, 또 없었다. 최초의 평가액 215억1,800만 원에서 194억까지 내려왔다면, 이 차액도 엄청나다. 가히 내리막길을 마구잡이로 밑으로만 내달렸다고 봐야겠다. 공사가 자기 자본을 갉아먹는 꼴이다. 이를 도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묻는다. 결국 국민들의 몫이 아닌가 한다.
공사는 부동산 관련하여 최고의 전문가가 모인 집단이다. 이런 전문가 집단이 사전에 골프장 조성을 그 어떤 근거에서 왜 하려했는가에 우선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의 골프장 건설 경기상태로는 150억 원 이하로 내려가도 매각이 불투명하다고, 청통골프장의 응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말에 설득력이 있다면, 공사 같은 전문가 집단이 업계보다도 못하다는 빈축을 받아도 싸다고 해야겠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 재개나 매각 강행 등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의 결정에 따라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은 공사가 벌여 놓고서, 이제부터 행정안전부에 책임을 전가하려하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생각하건데 행정안전부의 결정에 앞서 공사가 이 골프장을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것이지를 먼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원인 제공자가 그 책임까지 지려는 의지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때에야 행정안전부가 공사의 뜻을 감안하여 결정을 할 것이다. 이게 공사가 마땅하게 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만 쳐다본다는 것은 일종의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다.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매각을 강행할 경우에 50억 원 이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본지가 보도했다. 또한 사업을 해도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도 했다. 청통골프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물론 사업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잘못 짚을 수도 있다. 이때에는 발 빠르게 손을 빼야한다. 늑장 이사회 같이 사업을 하려한다면, 되는 사업도 안 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공사가 이제부터라도 재빠르고 현명한 행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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