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 변방의 고등학교가 고졸취업시대를 선도해 나갈 역량을 갖춘 학교로 우뚝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폐교위기 1순위이자 겨우 축구로만 연명하면서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학교가 내신 성적 상위 20% 이내의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학교는 경북 울진군 평해면에 위치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교장 백기흠)다. 1947년 평해중학교로 출발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의 역사는 경북부부지역이 낙후되면서 퇴로의 길로 들어섰다.
그동안 1968년 평해상고, 1989년 평해공고로 교명까지 변경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모두 허사였다.
그러나 반전은 2011년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기적처럼 일어났다. 백기흠 교장은 “원자력마이스터고는 2011년 원자력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아 2013년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개교해 ‘창의ㆍ인성을 겸비한 원자력 기술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목표 아래 원자력 영(young) 마이스터의 꿈을 키우고 이뤄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그 결과 한 결과 2013년부터 원자력마이스터고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대구ㆍ포항 등 주변 대도시 뿐 아니라 서울·경기·전라도 등 전국에서 우수한 신입생들이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의 명칭은 올해 변경됐다.
특히,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도내 마이스터고 가운데 가장 높은 1.83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자력마이스터고가 전국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원 졸업 후 원자력관련 공기업과 대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한 ‘원자력에 특화된 맞춤형 교육과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찾은 원자력마이스터고는 깔끔하게 천연잔디로 단장한 운동장과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함을 더하고 있다. 운동장 오른편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제공한 1억상당의 원자력 터빈이 자리 잡고 있어 단번에 특화된 마이스터교란게 한눈에 들어왔다. 학교는 기계과, 전기제어과, 원전산업기계과, 원전기제어과 등 4학급에 200명을 정원으로 두고 있다.
여기에다 32명의 교사와 행정직 36명, 각종 실습실을 겸비하고 있어 어느 선진국 학교에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춘 점도 자랑이다.
백 교장은 “원자력마이스터고는 일반적인 에너지계열의 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이 받는 기본적인 기술교육과 함께 ‘원자력기초’, ‘방사선기초’, ‘원자력계통’ 등 원자력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 습득과 실습을 할 수 있는 교과목들을 다수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학기 중에 한울원자력 본부 등 원자력 관련 산업체를 방문해 최첨단 장비나 설비들의 기초적인 기능을 실습하고 대학교를 방문해 교수들에게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현장중심의 신지식을 전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우린 결과 (주)포뉴텍, 한국차폐기술(주), 한전기술 등 다수의 기업과 산학협력을 체결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처럼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한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결과 2학년생 79명 중 20여명이 삼성전자, 국책연구소, 효성, 포스코자회사 등에 취업이 확정된 상황이다.
남은 학생들도 앞으로 1년 이내 모두 진로가 결정될 것이란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백 교장은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는 산업수요에 맞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해 대학을 가지 않고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줄 것”이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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