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중 회담선 ‘FTA 타결’ 주목
내일 한미는 남북관계 조율에 관심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쇄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은 APEC 기간 중인 10일 베이징 현지에서 열리며,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11일쯤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다음 주 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그리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3개 다자(多者) 정상회의에 참석키 위해 이날 오후 출국하는 박 대통령은 각각의 정상회의 참석 외에 정상회의 개최국 및 참가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APEC 등 참석 계기를 활용해 주요국 정상 등과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라며 "오늘 현재까지 회담 개최가 확실히 결정된 나라는 중국과 호주, 인도,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10일 베이징 현지에서 APEC 회의 개최국인 중국의 시 주석과의 취임 후 다섯 번째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 관계를 포함한 지역정세를 논의하고, 또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경제 분야의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안팎에선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양국 정부 간에 막판 협상을 진행 벌이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한 `최종 타결`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내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도 아니어서 거기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안 수석은 "협상은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타결 여부를 미리 점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결과가 나오면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한·중 양국 정부는 지난 6일부터 베이징 현지에서 장관급 인사들을 수석대표로 내세워 한·중 FTA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중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우리 시장 개방 등의 쟁점 사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1일쯤 베이징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회담을) 할 것으로 본다"며 "APEC 기간 중 할 수도 있고,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율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정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APEC 회에 참석키 위해 10일 베이징에 도착한다"며 "한·미 정상회담은 11일 정도에 열릴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전작권 전환 연기 이후 한반도 안보상황, 북핵 위협에 대한 대북공조 방안, 북한 인권문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최근 양국 정부가 재연기에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 등 한반도 안보관계 현안과 더불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그리고 북핵(北核) 및 북한 인권 관련 사항 등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원자력협정 개정에 관한 사항도 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하는 건 취임 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11일엔 베이징 현지에서 역시 APEC 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한·호주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
박 대통령과 애벗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FTA 비준 문제와 더불어 자원협력 등에 관한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안 수석은 "한·호주 FTA는 경쟁국인 일본이 우리보다 늦게 (협상) 타결됐음에도 일본은 이미 지난주 중의원에서 (비준안이) 통과돼 이달 중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일본이 우리보다 더 빨리 관세 인하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한·호주 FTA 비준동의안의 조기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오는 12일과 13일엔 아세안+3 정상회의와 EAS가 열리는 미얀마 네피도에서 나렌드라 다모다르다스 모디 인도 총리, 그리고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의 한·인도 및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을 각각 예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들 정상회담에서 각국과의 우호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선 양국 간 FTA 협상에 관한 사항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오는 16일엔 G20 회의가 열리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제와 양자회담을 열어 건설·인프라 등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주 수석은 "(정상회담이) 확정된 국가들 외에도 다른 일부 국가들과 회담 개최를 위한 일정과 장소를 조정 중"이라며 "(회담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다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 수석은 이번 순방기간 중 박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엔 "현재로선 계획된 게 없다"고 답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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