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나 군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들이 5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관련 결정에 대한 집단 대응에 나섰다.
‘농어촌 주권 지키기 의원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여야 의원 8명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농어촌 지역의 선거구 축소를 결정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지역 대표성과 현실을 배제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모임을 주도한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강원도 홍천군ㆍ횡성군)은 “헌재가 단지 인구편차를 기준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주권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헌재 결정의 부당성을 알리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무안군ㆍ신안군)은 “지역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헌재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같은 양원제가 아닌 단원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인구 편차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앞으로 농촌ㆍ어촌ㆍ산촌에서 태어나는 것을 비극으로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경북 영주시)은 “헌재는 전국 230여개 행정구역의 특수성·독자성을 고려하지 않고 선거구 관련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인구로 대표되는 ‘국민’도 존중해야하지만 지역으로 대표되는 ‘영토’를 존중해야한다. 국회의원 1인을 배출하는 행정구역이 2개 또는 3개를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같은당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시) 역시 “인구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뽑으면 도심 쏠림 현상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하며 “지역 특수성과 대표성을 고려한 선거구 획정이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남원시·순창군)은 “제 지역구 남원과 인근 지역 4개 군을 합치면 전북의 반절인데, 현재 국회의원이 2명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런데 헌재 결정에 따라 전북 반절 지역을 통합해 국회의원을 1명만 두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선거구를 민주화해야한다”(경북 김천시)고 말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승남 의원은 “정치권이 개헌논의를 활발히 하려는 시점에 헌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지극히 정치적ㆍ작위적”(전남 고흥군보성군) 등이라는 성토가 쏟아졌다.
또한 모임 의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단순한 지역구 지키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황영철 의원은 “저희들의 이런 운동은 자기 지역구를 지키기 위한 소아병적인 것이 아니다”며 “게을리할 경우 가뜩이나 수도권 중심의 국정운영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는 농어촌 등 지방 주민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 의원들은 향후 활동을 통해 선거구 획정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의견 개진 등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는 새누리당 장윤석ㆍ정희수ㆍ이철우ㆍ김종태ㆍ박덕흠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ㆍ강동원ㆍ김승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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