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은 627곳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던 것과는 달리 준비 기간은 그 어느 국정감사 보다 짧았던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27일로 막을 내렸다.
세간을 놀라게 할만한 폭로 등으로 해마다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국감은 올해의 경우 짧았던 준비기간 때문인지 여야 모두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성과물 또는 국감스타를 찾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이번 국감은 ‘구설국감’, ‘설화국감’으로 불리기에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쟤’, ‘빼딱’ 이라고 하거나 노인을 폄훼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도 있었으며 국감 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여성 사진을 본 의원도 있었다.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번 이른바 ‘대통령 연애 발언’ 이후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과위원장인 설 의원은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나. 인간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 아니겠냐”라고 말해 여당의 반발을 샀다.
새누리당 설 위원장의 발언을 ‘노인폄훼 발언’이라고 규정,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반면 설 위원장은 “상식적이고 정당한 주장”이라고 맞서 교문위는 고성이 오가다 한 때 파행에 이르기도 했다.
설 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빼딱 쪽지’ 논란은 상대방 의원들을 은밀히 비하하다 들통난 상황으로 정리된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과 정미경 의원은 “쟤는 뭐든지 빼딱!”, “이상하게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라고 적힌 메모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만 했다.
송 의원은 이 과정에서 사과 대상인 진성준ㆍ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두 분, 제가 좋아합니다”라고 어록 아닌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국회 국감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여성사진을 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 국감에 구설 리스트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 의원은 휴대전화로 비키니를 입은 외국여성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구설에 오른 인물도 있었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외국 출장을 이유로 정해진 기간에 국감에 출석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일반증인 혹은 참고인의 불출석은 그 동안 다수 있었으나 피감기관장이 불출석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김 총재를 상대로 동행명령권을 발부하기도 했다.
게임 관련법 규제 발언으로 자신의 공식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한 의원도 있었다. 당사자는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게임물관리 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스팀 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등급 분류를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스팀 서비스란 미국의 게입업체 밸브의 게임 제공 플랫폼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정품 게임을 인터넷 상에서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이용자만 60만~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의원의 요구는 다수의 게이머들로부터 공분을 샀고 박 의원은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며 홈페이지는 해킹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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