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세아그룹을 제치고 동부특수강을 품었다. 하지만 최종인수 완료 후 온전한 회사로 운영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3일 오후 3시 동부특수강 매각 입찰에서 경쟁자인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튿날인 24일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제철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3000억원 전후로 파악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제철은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들어가 11월 말 산업은행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동부특수강을 품게 된 현대제철은 특수강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 공정을 갖추게 됐다. 국내 특수강 시장은 세아그룹과 새로 진입하는 현대제철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동부특수강은 봉강(막대 모양의 강재)과 선재를 가공해 자동차용 볼트·너트, 샤프트 등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만드는 특수강 2차 공정(하공정) 업체다. 세아특수강(42%)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23%)다. 지난 해 동부특수강은 매출 4063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함으로써 특수강 상공정과 하공정을 모두 갖추게 돼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고로의 쇳물을 활용해 자동차 강판은 물론 부품까지 직접 제조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후 조기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부특수강에는 자체적으로 소재를 공급할 준비가 안돼 포스코로부터 모든 소재를 조달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부특수강은 연간 총 30만t의 특수강선재를 사용하는데 약 18~20만t은 포스코에서, 나머지는 일본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동부특수강이 포스코로부터 선재를 계속 공급받는 한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이로서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의 설비를 자사에 맞게 합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포스코-동부특수강-현대기아차로 이어져 온 납품구조 변경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하공정 업계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동부특수강을 제외한 특수강 가공업체들이 현대제철로부터 선재를 공급받거나 현대기아차로 제품을 납품하는게 사실상 불가능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일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은 지난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포스코특수강의 (현대기아차) 납품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응책으로 글로벌 수요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로 인한 시장 경쟁제한성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가 경쟁제한성을 인정해 기업결합을 불승인하거나 조건부 승인 조치를 취할 경우 현대제철은 특수강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 하공정을 뒤늦게 증설해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관련업계 일각에선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자회사로 두지 않고 사업부서로 흡수하는 절차를 추가로 밞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부서로 흡수하면 동부특수강이 기존에 구축한 영업노하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동부특수강은 현재로선 현대제철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라며 "편입 이후 흡수합병을 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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