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자체든 지역의 특산물이 있기 마련이다. 특산물 중에서도 포항시하면, 무엇보다 과메기이다. 과메기의 생산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과메기생산지역에 오ㆍ폐수가 넘쳐나고 있다. 과메기생산지역이 되레 오폐수지역으로 둔갑한 현장이 되고 말았다. ‘하수종말처리장’ 공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판에 오ㆍ폐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과메기 생산업체에 포항시가 허가를 내줬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을 부르고 있다. 포항시가 구룡포읍과 장기, 대보면 일대를 지난 2007년 과메기 특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같은 지역이 오ㆍ폐수 지역이 되었다니, 포항시 특구지역을 무색하게 한다.
포항시가 과메기 특구 활성화를 위해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과메기 거리, 과메기 생산 장비 현대화 등 크고 작은 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그렇지만 최근 일부 특구지역은 꽁치 썩는 냄새와 오ㆍ폐수로 인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당연히 어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주민들이 진정서와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다. 그러나 관리ㆍ감독 책임을 져야할 포항시가 문제 해결을 위한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을 약속했으나, 예산이 부족하다면서 시일만 끌고 있다. 언제든 예산이 넉넉한 때가 있었는가를 묻고 싶은 지경이다. 다만 예산집행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이 아닌가한다.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면, 특구지정을 왜 했는가. 또한 주민들의 진정을 모른 척하다니, 하여튼 포항시가 과메기를 활용하여 지역경기 활성화를 할 행정의지가 있는가에 질책 해야겠다.
‘하수종말처리장’은 곧바로 하수처리장으로 오ㆍ폐수를 흘려보낸다. 처리장내에서 오ㆍ폐수를 정화시킨 후 바다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별도의 처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같은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에 100억 원이 필요하다. 포항시에 따르면, 내년 3월께나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산은 이렇다고 치자. 오ㆍ폐수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개인이나 사업자들이 과메기 생산에 뛰어들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고통을 부추기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할참인가. 그럼에도 포항시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게 예산확보 보다 더 큰 행정 문제이다.
연간 과메기 특구에서 처리되는 오ㆍ폐수는 무려 2,6 60t,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2,954만원이다. 이중에서 포항시가 60%를 오ㆍ폐수 처리비용으로 지원하는 점을 감안하면 혈세를 거덜 내고 있다. 예산이 확보되는 그때까지라도 포항시가 행정력을 발휘하여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바란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