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8월 15일부터 오는 10월 24일까지 전국 초등 4학년부터 고교 2학년 전체 학생과 전국 600개교의 희망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4년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 중에 있다.
경찰과 학교에서는 2학기 개학을 맞아 학기 초 서열다툼으로 인한 학생 간 폭력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여 등ㆍ하굣길 학교폭력예방캠페인, 학교폭력예방 교육, 폭력써클 해체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적극 실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 덕분에 학교폭력 피해 경험율은 크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얼마 전 경주 여고생이 학교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괴로웠다는 유서를 남기고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학교폭력 피해학생은 잊혀질만하면 불쑥 불쑥 불거져 나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런 학교폭력의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 있을까?
첫번째로 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실어주고 아이들의 인성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입시위주의 학업만능주의로 학생들의 정서적 인격적 형성을 위한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에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의 권위도 내세우지 못할뿐더러 학생들간은 서로 친구가 아닌 경쟁 상대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적 상업주의 만능의 유해환경과 대중매체의 폭력성에 노출되어 있고, 상대적 빈곤과 계층차이에서 발생하는 소외감 등으로 학생들은 인간의 가치를 소홀히하고 폭력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학생들간의 폭력이 쉽게 이루어지고, 그 심각성도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의 제 1차적인 안전망인 가정의 보호적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맞벌이 가정으로 부부가 아침 일찍 출근하여 저녁 늦게 퇴근하면 일주일에 아이와 함께 저녁식사할 시간이 몇 일이 되지 않는다. 학교를 마쳐도 아이들 혼자 집에서 방치 되거나 학원을 전전하며 길거리를 방황하기 일수이며, 또한 부모가 없는 집에서 우리 아이들은 모여서 무엇을 하며 놀고 있는지,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적이 없는지 아이와 대화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얼마전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모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로 자퇴까지 한 학생이 2년동안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 입은 사실을 부모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전혀 말하지 않고 혼자만 힘들어 하였다는 사연을 들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 대하여 얼마나 이해하고 학교생활에 대하여 알고 있을까?
그래서 필자는 이 지면을 빌어 당신의 자녀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지에 대한 자가진단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① 아이의 학교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학원이나 학교에 무단결석을 한다. ②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학교를 그만두거나 전학을 가고 싶어 한다. ③ 학용품이나 교과서가 자주 없어지거나 망가져 있고, 노트나 가방, 책 등에 낙서가 많이 있다. ④ 괴롭힘에 의한 다른 아이들의 피해에 대해 자주 말한다. ⑤ 문자를 하거나 메신저를 할 친구가 없거나 친구의 전화를 받고 갑자기 외출하는 경우가 많다. ⑥ 자신이 아끼는 물건을 자주 친구에게 빌려 주었다고 한다. ⑦ 몸에 상처나 멍 자국이 있다. ⑧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혼자 자기 방에 있기를 좋아하며 부모와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피한다. ⑨ 전보다 자주 용돈을 달라고 하며 때로는 훔치기도 한다. ⑩ 복수나 살인, 칼이나 총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⑪ 전보다 화를 자주 내고 눈물을 자주 보인다.
위와 같이 자가진단방법으로 내아이의 상태를 사전에 파악하여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고민은 없는지, 학교폭력피해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가가 아이들을 이해하고 먼저 손 내밀어 준다면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혼자서 학교폭력의 피해로 괴로워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한다.
문득 무거운 가방을 매고 학교가는 아이의 등을 토닥여 주고 싶다. 너는 잘하고 있다고,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달서경찰서 아동청소년계 경사 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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