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지역경제 침체 우려
中企 후폭풍 최소화도 관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들면서 포항철강공단에도 여파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단행한 현대중공업발 구조조정은 철강업계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6일 속전속결로 임원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현대중공업은 본사를 비롯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중 31%인 81명을 감축했다.
이는 지난 12일 본부장 회의에서 전 임원 사직서 제출과 조기 임원인사를 결정한 지 4일만에 전격 실행한 것이다.
현대 중공업의 인사 칼바람이 재계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 같은 구조조정은 IMF위기 이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로 충격을 주고 있다.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3월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이미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권 회장은 재무구조와 경쟁력 재고를 위해 지난 달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결정했다.
계열사들이 소유한 국내외 백화점도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인력 감축이 단행됐다.
포스코엠텍은 최근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다.
포스코 엠텍은 올 상반기 세무조사 추징세액 391억원을 비롯 종전 사업 적자가 더해지면서 총 572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포스코플랜텍도 적자가 누적되면서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오른 상황이다.
플랜텍은 지난 달부터 12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일부 인력은 계열사로 파견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상반기에도 4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누군가(기업)의 희생이 필요하지만 특히 올 연말에는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 자신을 비롯 누구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이 밖에 재계 1위 삼성그룹과 KT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삼성은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직원 130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삼성전자까지 올 연말 구조조정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KT는 지난 4월 8000여 명의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이와관련 포항시민들은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블록공장이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KT도 지역민과 밀접한 상호관계가 있다.
시민들은 특히 50여년 동안 포항을 지탱해 온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위기가 겹치면서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400여 기업이 밀집한 포항철강공단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포항철강관리공단 관계자는 “포스코를 비롯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미치는 파장을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관건이다”고 했다.
/최일권기자
cik@gsmnews.kr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