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축매몰지 인근의 지하수와 토양이 각종 병원성 미생물로 오염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방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일부 가축매몰지에서 독성 항생제와 소독제 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용남 국회의원이 20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 2013 가축매몰지 환경영향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조사 보고서에서 집중 관리대상 매몰지 30개소 중 29개소 토양에서 소독제인 포름알데히드와 글루탈알데히드가 최대 4.413㎍/㎖, 28개소 지하수에서 사과산과 구연산이 최대 27.30㎍/L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지역 가운데에서는 경주 안강읍을 비롯 봉화 봉화읍, 안동 정하동,일직면, 풍산읍, 서후면, 영주 장수면 등 가축매몰지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2010~2011년 당시 전국에 뿌려진 구제역 소독약 3515톤 가운데 포름알데히드는 4.8톤, 글루탈알데히드 63톤이 사용됐다.
보고서에는 검출된 소독제 농도가 잔류허용기준 이내로 인체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2년 보고서부터는 아예 항생제ㆍ소독제가 조사 항목에서 빠졌고, 2013년 최종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환경부 산하 기관에서 발주한 ‘가축매몰지연구단’ 1ㆍ2차 연차보고서(2013, 2014)에는 영천 등 시료채취 대상 가축매몰지 8개소 주변 토양 모두에서 TCㆍSMX 계열의 항생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온다.
매몰지 주변 지하수와 토양에서 항생 및 소독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중대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침출수가 유출되고 있다는 증거일 뿐 아니라 항생제에 내성이 강해 인체에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 감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TC 계열의 항생제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간세포 변성, 골수세포 위축, 백혈구 감소 등의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해성 물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논 한가운데 매몰지를 조성한 곳이 많아 농작물로 항생제가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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