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방중 마지막날인 16일 “개헌은 대선이 가까워지면 안된다"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을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상하이 홍교 영빈관에서 기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부상하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작심한 듯 가감없이 말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개헌 논의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더구나 집권 여당 대표인 그가 중국 방문길에 가장 민감한 정치 현안인 개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여러 정치적 함의를 내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김 대표는 그간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친박계에서 주장하는 개헌 시기상조론에 대해 “개헌론이 시작되면 경제활성화가 방해받는다는 지적은 맞다”면서도 “대선이 가까워지면 (개헌은)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 사회 분위기가 중립지대를 허용하는 수준이 됐다고 본다. 이제는 중립지대를 허용해서 연정을 가는 것이 사회안정으로 갈 수 있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정부 형태에 대해서는 “권력분산이 대통령의 동력 문제뿐 아니라 감사원, 국회로 가져오는 문제도 얽혀있다. 나도 내각제는 부침 때문에 정부통령제를 선호했는데 점점 더 진영 논리에 의한 양극 대립이 심해지고 있어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 요소가 강하게 가미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하며 “선출된 대통령은 외치, 총리는 내치를 한다”며 “예전에 내각제로 가면 망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사회가 빠르게 맑아지고 있어 내각제가 부패정치로 가는 길이라는 게 기우라는 생각도 최근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유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짧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5년은 길다”며 임기 4년의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도 “그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냐 석패율로 가느냐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 문제와 관련해 “계보정치로 가면 망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구상하는 것은 완전한 정당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지금 시작했으니 70세 전에는 다 마무리해야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인선은 최고 중에 최고를 뽑는 것이 인선이다. 두번째는 아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김문수 혁신위원장이 1등이라고 해서 작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번 중국 방문이 향후 대권 행보를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김 대표는 과거 중국을 방문한 당 대표들이 대권에 출마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번에는 절대 아니다. 대권 행보는 내가 만들어서 오는 것인데 이번에는 중국 공산당에서 초청해서 온 것”이라며 “대권행보면 김문수 위원장을 데리고 왔겠냐”고 반문했다.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는 이회창 전 신한국당 대표는 1997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을 만났고 박근혜 대통령도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을 만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대권 지지도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론에 노출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누구라도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으면 돼야한다. 딴지나 걸고 뒤에서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또 최근 당무감사를 두고 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년 하던 일이라면서 불안해하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열심히 해야한다”면서 “왜곡된 주장에 대해서는 대응할 필요가 있겠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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