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을 단풍놀이 명소를 꼽으라면 당연히 영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승 주왕산을 빼놓을 수 없다.
왕거암에서부터 시작되는 주왕산국립공원 단풍은 오는 20일께부터 내달 10일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주왕산의 봉우리 정상과 그 사이사이에 물들고 있는 가을단풍의 모습은 꼭 새신랑이 새신부의 볼에 붉은 연지곤지를 보는 것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또 기암봉우리를 붉게 물들인 단풍은 붉은 두건을 두른 듯 신비롭기만 하다.
푸른 소나무와 기암괴석, 계곡의 맑은 물과 폭포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게 될 주왕산 단풍관광은 오는 11월 7~10일까지 4일간 열리는 ‘2014 청송사과축제’와 함께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왕산은 외주왕과 내주왕으로 나누는데 외주왕에는 천년고찰 대전사와 기암, 주왕암, 주왕굴, 연화굴, 시루봉, 학소대, 자하성, 촛대봉과 용추ㆍ용연ㆍ절구폭포 등 주왕의 전설이 담긴 명소가 즐비하다.
그러나 내주왕은 외주왕에 비해 사람들의 손길이 덜 미친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며 가을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좋은 곳으로 최근에 들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내주왕의 주산지 주변 가을풍경은 저수지에 비친 하늘과 산, 그리고 숲은 온통 오색단풍으로 물들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300여년을 물속에 뿌리를 담근 채 단풍 잎새를 달고 있는 왕버들의 자태와 주변경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수십명의 사진작가들의 셔터 소리가 연일 요란스럽다.
주산지의 가을은 새벽을 알리는 온갖 새들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숲속의 어둠을 저만큼 밀어내면 그 사이를 비집고 하얀 물안개가 봄철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저수지 수면위에 ‘천상(天上)의 그림’을 그려낸다.
1만여평의 크지 않는 산정호수지만 저수지 속에는 300여년 묵은 20여 그루의 왕버들이 주왕의 전설을 머금은 채 주산지를 지키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500년된 고목과 야생화 등 초목과 그리고 기암 등을 물속에 품고 있어 태고의 원시림 한 자락이 그곳에 숨어 있는 듯해 그 풍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가을은 더욱 독특한 멋을 풍긴다.
‘선녀가 내려와 만들었나 구름이 내려와 만들었나, 물속에는 왕버들이 그림처럼 서있는 주산지. 십년도 아니고 백년도 아니고 수많은 세월을 가슴 태우며 달을 이고 별을 안고 오늘도 숨을 쉬는 주산지. 나무 그림자 물에 비치면 별도 달도 숨을 죽이고 바람 소리만 작은 소리로 노래하는 청송주산지’ 가수 김양이 부른 ‘주산지’ 노랫말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주산지, 가을철 이른 새벽 이곳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왕버들의 밑둥을 휘감는 모습이 신비스러움을 더해 주는 곳.
낙엽 스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 그대로의 감촉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오색단풍의 경치가 장관인 주산지가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를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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