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사상 첫 정규리그 4연패 뒤에는 `노장 3인방`의 활약이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는 것이 삼성의 가장 무서운 점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승엽(38), 임창용(38), 박한이(35) 등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들의 나이를 잊은 활약은 시즌 내내 삼성을 지탱해준 힘이었다.
△ `3할-30홈런-100타점`…부활한 `국민타자` 이승엽
`국민타자` 이승엽의 부활은 삼성에게는 반가운 일인 동시에 상대팀들에게는 두려움이었다.
이승엽에게 지난 시즌은 데뷔 이래 최악의 한 해였다. 타율은 0.253에 불과했고 1996년 이후 17년만에 20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국내무대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은퇴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이승엽은 완벽하게 부활했다. 일본에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3할-30홈런-100타점에 복귀했다.
`타고투저` 시즌의 3할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리그 4위(32홈런)의 홈런과 5위(101타점)의 타점은 돋보이는 기록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6번타자`를 보유한 삼성은 하위타선에서도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이승엽의 부활은 감독의 입장에서 뿌듯하다. 이승엽은 그의 이름값에 맞는 야구를 해야 한다. 올해 정말 잘해줬다"며 기뻐했다.
△ 돌아온 `애니콜`…오승환 빈 자리 메운 임창용
마무리 임창용의 복귀는 삼성에게 극적인 전력보강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승환(32ㆍ한신 타이거즈)이 떠난 삼성은 뒷문에 큰 구멍이 뚫렸다.
안지만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책이 있었지만 이 경우 `필승조`에 구멍이 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의 4연패 달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순간 임창용이 돌아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던 임창용은 개막 직전인 3월 국내복귀를 선언하고 삼성에 합류했다. 임창용은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임창용은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벌이는 등 `슬로우스타터` 삼성의 4-5월을 책임져줬다.
시즌 중반 이후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블론세이브가 많아졌고 평균자책점도 크게 높아졌지만 결국 30세이브를 넘기며 제몫을 다했다.
류중일 감독도 "(임)창용이가 초반에 우리 팀 불펜이 자리를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임창용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류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15일 경기에서도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고 임창용을 등판시켰다. 팀의 굳건한 마무리라는 신뢰의 표시였다.
△ `꾸준함의 상징` 박한이의 변함없는 활약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박한이는 `모범 FA`의 전형이다. 지난 시즌 후 4년 총액 28억원에 삼성에 잔류한 박한이는 비용대비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했다.
박한이는 언제나 그랬듯 올 시즌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 화려한 기록은 없어도 꾸준하고 성실한 활약으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01년 데뷔 이후 한 번도 놓친적이 없는 세 자릿수 안타는 올해도 계속됐다(14년 연속). 또 0.331의 타율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리그 6위에 해당하는 득점권 타율(0.385)을 기록하며 특유의 집중력과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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