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시청자들을 매혹시킨 연속극 ‘똠방 각하’가 문득 생각난 것은 “내가 누군지 알아”로 유명세를 탄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행각 때문이다. 너무 오래되어서 극중 내용을 기억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주인공이 시골 좁은 바닥에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리었기에 방영 이후 되먹지 못한 행세를 하는 사람을 보고 ‘똠방 각하’라고 하였다. ‘똠방’이란 말은 전라도 지방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사투리로 ‘실속 없이 덜렁거리고 다니는 것’ ‘무능력하지만 능력이 있는 것처럼 허풍 떠는 사람’, 또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일컬어 ‘똥방거리다’라고 하는데서 착안하여 작가가 ‘똠방 각하’라는 제목을 만든 것이 아닌가 유추된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간부들이 김현 국회의원과 합작으로 만들어낸 대리기사 폭행사건의 단초가 된 “내가 누군지 알아”는 전형적인 ‘똠방 각하’의 엽기적 행세였는데, 마치 조직폭력배들이 시비가 붙으면 상대방에게 위압을 주기 위하여 웃통을 벗고 온몸에 그려놓은 문신을 뽐내는 것도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하는 ‘똠방 각하’의 심리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 김현 의원은 지금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면 온 국민이 존경하고, 적극적 지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청문회에 불려나온 후보자들이 국회의원 말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있는 것처럼 국민들도 그러하리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국회의원을 우리의 대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오죽하였으면 대리기사가 국회의원 명함을 보고 “국회의원이면 다입니까?” 라고 하였을까? 을(乙) 중에서도 을의 위치에 있는 대리기사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으면 국회의원에게 감히 국회의원이 뭔데 하는 식으로 답하였을까? 대리기사에게는 국회의원이 문제가 아니라 일한 만큼 받는 수고비, 즉 ‘돈’이 문제다. 따라서 시간이 곧 돈이다. 그러한 사람을 30여 분이나 기다리게 하였으면 “미안하다. 지체된 시간만큼 보상하겠다”고 정중히 사과하는 것이 보통사람들이 하는 사람 노릇이다. 그럼에도 “의원님에게 공손하지 못하다”고 시비를 걸어 문제를 야기한 세월호 대책위 간부들과 한패가 된 김현 의원의 의식 속에는 국회의원이란 신분이 조선조시대의 정승 정도로 착각하지 않았다면, 세월호 대책위 간부들이 대리기사를 집단폭행할 때 당연히 제지했어야 했다. 4개월 동안 법안 심의 하나 없이 놀고먹으면서 수억 원의 수당은 염치없이 또박또박 챙겨가는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가, 오죽 한심했으면 대한민국 국회는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국민들이 ‘국회해산 운동’을 전개하고 있을까? 국회의원도 사람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잘못할 수도 있다. 잘못한 행동이 있었다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온당한 처사일 것이다. 그것이 공인으로서의 양식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대하는 김현 의원의 행동은 시중잡배의 행동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김현 의원은 계속하여 거짓말을 하고 있다. 자신은 폭력현장에서 80m나 떨어져 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하지만 김 의원이 난동현장에 분명히 있었고, 대리기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대책위 김병권 전 위원장의 팔에 깁스를 한 것은 행인들에게 맞은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혼자 설치다가 넘어져 다친 것이고, 이가 여섯 개나 부서졌다는 전 수석부위원장 김형기도 멀쩡하다는 것이 CCTV에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만약 CCTV가 없었더라면 국회의원한테 쩔쩔매는 경찰이 쌍방과실로 사건을 유아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왜 이 사건에서 ‘함정’이란 단어가 등장하느냐 하는 것이다. 46일간 단식으로 유명해진(?) ‘유민 아빠’, 문재인 의원을 꼼작 못하게 하고 단식하게 한 김영오씨가 폭행에 연루된 유가족의 잘못을 인정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번 사건은 “저들이 준비해놓은 ‘함정’일수도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왜 ‘함정’이 나오느냐? 새정치연합도 피장파장이다. 세월호 사건 터지고 박 대통령이 7시간 움직임이 없었다하여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반어법을 교묘하게 구사하면서 온갖 험담을 하던 그 입들이 자당 의원의 행패에 대해서는 왜 함구하고 있는지, 정말 부끄러운 우리 정치의 자화상이다. 경찰도 정신 차려야 한다. 2013년 10월 워싱턴에서 이민법 개정 촉구 시위를 하던 미 민주당 소속 찰스 행글 의원이 ‘도로 불법 점거’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어 수갑을 차고 연행된 사건이 있었다. 법의 집행에는 만인이 평등해야 한다. 시민증언, CCTV 녹화, 현장을 지나가던 또 다른 대리기사가 찍은 동영상 31장이 이 사건을 증언하고 있는데 사건을 취급하는 경찰이 왜 이렇게 머뭇거리는지, 국회의원도 법을 위반하면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미국 경찰의 당당함에 한국 경찰은 부끄럽지 않은가! 박영근 한동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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