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11일 박근혜 정부들어 처음으로 북한에 먼저 남북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에 담길 대북메시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께 제 1차 남북고위급 접촉 남측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북한 측에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서는 5ㆍ24 대북제재 조치해제는 물론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관련 내용도 8ㆍ15경축사에 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을 북에 제안하면서, 8·15 경축사도 남북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성을 띨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과 경축사에 포함될 대북 제안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경축사에 추석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측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다음 달로 예정된 아시안게임 북측 선수단 및 응원단 참가 내용도 경축사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 양측은 지난달 가진 실무접촉이 결렬된 이후 서로 추가 실무접촉 제의를 미루며 `기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이상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상호협력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축사에 5ㆍ24 대북 경제제재 해제와 관련한 언급이 포함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우선 우리 측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 일자가 19일로 광복절 이후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앞서 선제적으로 5ㆍ24조치 관련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정부는 북측이 고위급 접촉에서 5·24조치 문제를 제기하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8·15 경축사에 이 내용을 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격적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배경에는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5·24 조치 관련 내용이 경축사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대내외적으로 남북 대화 재개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게 그 이유다.
우선 오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음 달에는 2014 아시안 게임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키로 결정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이 최적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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