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인수해놨던 동부특수강을 매각해 대금을 회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6일 동부특수강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발송한 산은은 이달 말까지 주관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을 마치면 잠재적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티저레터(인수 유인서)를 보낼 계획이다. 이후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공개 매각에 나서 연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부특수강 매각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PEF를 통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당시 동부제철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향후 매각 차익 일부를 동부제철에 돌려주는 언 아웃(earn out) 계약을 체결했다.
언아웃은 파는 쪽과 사는 쪽의 희망 가격 차이가 클 경우 활용되는 매각 기법으로, 통상 파는 쪽이 10~30% 매각 차익을 추후 돌려받는다. 산은이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차익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동부그룹 유동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은은 지난 6월 동부제철로부터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1100억원에 인수하면서 매각 차익의 대부분을 동부제철에 돌려주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유동성 가뭄을 겪고 있는 동부제철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특수강 인수 가격은 올해 초 매각설이 나온 직후에는 2000 ~2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그 이상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세아그룹이 인수 경쟁에 나섰기 때문에 3000억원 이상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는 동부특수강의 자체적인 기업가치보다는 인수하는 업체가 시장 지위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아특수강이 시장점유율 2위인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통해 완성차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동부특수강을 인수해 2차 가공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 내 포스크특수강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내 특수강 시장 2위 기업인 동부특수강은 자동차 조향장치부품 및 체결부품의 원자재인 특수강을 생산하는 업체로, 매년 영업이익ㆍ순이익 흑자를 기록해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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