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ㆍ보선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수많은 조언이 난무하고 있다. 무슨 정치평론가들이 그렇게 많은지? 그 처방을 듣고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다. 과히 백가쟁명이다.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데 먼 곳을 빙빙 돌아다니고 있다. 새정연의 정치형태는 아날로그 시대의 전사들 집합소 같다. 그들은 새로운 문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구시대 정치정서에 머물러 점점 문명권 밖으로 밀려나는 전환기의 기성세대를 보는 것 같다. 아나크로니즘(anachronismㆍ시대착오)의 집단 같다는 평가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새정연이 살 수 있는 길은 과감한 분당이다. 두개로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대철 상임고문이 제언한 “중도 및 중도우파까지 끌어올 수 있도록 하는 이념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야말로 현실을 직시한 대단한 발상이다. 당초 한명숙 전 총리를 당대표로 선정한 것 자체가 문제를 몰고 온 적폐였다. 그가 대표로서 선정한 비례대표의 면면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결과였다. 물론 친노세력의 지원을 받은 한 대표가 자의적으로 정책 집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못하였지만, 어떻게 흔히들 말하는 친북 내지 종북세력들에게 금배지를 달아줄 생각을 하였을까? 7ㆍ30 재보선에서 권은희를 공천한 김한길ㆍ안철수의 악수(惡手)보다 하등 급이다. 목숨을 담보로 하여 대한민국을 찾아 온 탈북자에게 “대한민국에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라고 하여,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한 임수경 의원, 6ㆍ25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의 동포를 죽이고, 강토를 암흑으로 만들었던 북한의 만행에 목숨 걸고 싸워 이 나라를 구한 백전노장, 백선엽 장군에 대하여 “민족의 반역자인 백선엽 장군…” 이라고 매도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김광진 의원, 백선엽 장군을 민족반역자로 규정한다는 것은 6ㆍ25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것이 마땅찮았다는 것인가? 김광진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새해 소원을 ‘명박급사’ 즉 이명박 대통령에 저주를 퍼붓던 저급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3년 12월 9일, 장하나 의원은 금기시 되던 ‘대선불복’을 먼저 터뜨려 불을 지피고, 이후 정의구현사제단이 바턴을 넘겨받아 세상을 시끄럽게 한 장본인이다. 이들은 모두 한명숙 대표가 당무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 청년대표로 선정되었으니 말이다. 2012년 9월 23일,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이 조선중앙방송에서 NLL문제를 갖고 느닷없이 “박근혜 년의 떠벌림”이라고 쌍욕을 하였다. 2013년 4월 12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심재권 의원이 느닷없이 김정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국방위 제1위원장’ ‘노동당 제1 비서’라는 정중한 호칭’을 하라고 정부를 질타하였다. 이 날은 외교통일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있었던 날이다. 자국의 대통령에 쌍욕을 하는 북한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참으로 속이 보이는 작태이니 국민들은 이것 안 되겠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난 3월 정체불명의 ‘무인기’ 사건으로 온 나라가 초긴장상태에 빠졌다. 조사 결과 메모리 칩에 저장된 ‘임무명령’ 데이터에 출발지가 북한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사건에서 세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북한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북한 무인기라며 소동을 벌인 일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할 날이 올 수 있다”고 하였다 ‘북한 대변인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 사건이다. 7ㆍ30 재ㆍ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연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면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하였는데 그는 비대위 명칭을 ‘국민공감혁신위원회’라고 하였다. 그리고 중도ㆍ보수계 인사들을 영입하여 계파를 초월한 새로운 면모를 갖고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하였는데, 지금과 같은 운동권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는 한 어림도 없는 발상이다. 국민 공감 보다는 당의 이미지 쇄신이 급선무다. 그렇다면 구호부터 바꿔야 한다. 입만 열면 ‘민주주의 후퇴’라고 떠벌리는데 국민이 웃고 있다. 대통령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을 하여도 잡혀가는 사람이 없는 이 대명천지를 민주주의 아니라고 한다면 그는 무지의 소치일 것이다. 정치는 협상을 통해 합리적 결과물을 산출하는 예술이라고 하는데 강성 일변도만이 최선이라는 믿음을 가진 집단에게 누가 “나는 중도요” 하고 함께할 것인가? 중도성향의 합리적 인물인 손학규 전 대표도, 그리고 삼고초려하여 영입한 안철수마저 무너지는 상황에서 누가 새정연에 매력을 갖겠는가? 우선 박영선 대표부터 강성이란 인식이 각인되고 있는데 말이다. 독립운동하던 애국지사의 손자를, 그것도 친일파로 몰아 ‘민족반역자’를 만들어버린 작태를 무엇으로 합리화할 것인가? 차라리 우익 성향의 인물이어서 이 기회에 본때를 보여주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더 당당한 모습이 아닐까? 방법은 딱 하나, 살려면 죽고, 죽으려면 살 것이라 하였다. 죽음을 각오하고, 친북내지 종북성향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통진당형 당원들을 완전히 배제하는 분당을 하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다. 박영근 한동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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