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지난해 완봉승을 거뒀던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또 한 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류현진은 8일 오전 11시5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014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7이닝 2실점(2자책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통해 13승에 재도전한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루키`였던 류현진이 미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완봉승을 따냈던 팀이다.
작년 5월 29일 홈에서 등판한 류현진은 9이닝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한 채 무사사구 7탈삼진의 완벽한 투구로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번에는 홈경기가 아닌 원정 경기이긴 하지만 에인절스 역시 다저스와 같은 로스앤젤레스를 홈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차 등의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류현진은 올 시즌 원정경기(8승2패 2.89)성적이 홈(4승3패 3.94)보다 더 좋다. 또 한 번의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 `완봉 기억`은 잊어라…녹록지 않은 에인절스 강타선
에인절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완봉승`을 잊고 마음을 비워야 또 한 번 호투할 수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선을 갖춘 팀이다. 팀 득점이 542득점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이어 2위에 올라있고, 팀 타율(0.263-4위), 팀 홈런(112개-8위)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에 올라있다.
이 뿐이 아니다. 에인절스는 득점권 타율 0.270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이은 전체 2위를 마크,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 좌완투수를 상대했을 때 0.279의 타율(전체 3위)을 기록하며 우완을 상대 했을 때(0.257)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개개인의 면모도 화려하다. 23세의 나이로 빅리그를 호령하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을 비롯해 리그 최우수 선수(MVP)출신 알버트 푸홀스와 조시 해밀턴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어느 팀보다도 강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특히 트라웃은 `경계대상 1호`다. 트라웃은 올 시즌 타율 0.305(AL 10위), 출루율 0.394(AL 3위), 장타율 0.586(AL 3위), 25홈런(AL 5위), 81타점(AL 4위), 78득점(AL 2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도루도 12번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뛰어난 체력까지 갖춘 트라웃은 해가 갈수록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트라웃은 지난 6일 4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도 클레이튼 커쇼에게 2안타를 뽑아내며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21홈런-70타점으로 트라웃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푸홀스의 `한 방`도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푸홀스는 올 시즌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클래스를 입증해보이고 있다.
◇ `신무기 장착` 류현진 상승세도 만만찮다
에인절스가 강타선이긴 하지만, 최근 류현진의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다.
류현진은 최근 9경기 중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실점으로 조기 강판 당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을 제외하면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이 기간 5승을 따냈다.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한 후반기에는 더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후반기에 치른 3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하면서 실점을 내줬지만, 확실한 구종이 한 가지 더 생겼다는 것은 선발투수에게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다.
더구나 `강타선` 에인절스 선수들을 이미 지난해 한 번 겪어봤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당시 류현진은 포수 크리스 이아네타와 내야수 하위 켄드릭에게만 한 개씩 안타를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들에게는 전혀 안타를 맞지 않았다. 트라웃은 4타수 무안타(1삼진), 푸홀스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또한 에인절스의 타격감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는 점도 류현진에게는 호재다. 에인절스는 각종 팀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지만,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로는 하락세에 놓여있다. 후반기 에인절스의 타율은 0.236로 전체 26위에 그쳐있다.
7일 열린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댄 하렌에게 5회까지 퍼펙트로 묶이는 등 3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치며 1-2로 패하기도 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류현진과 하락세의 에인절스 타선. 류현진의 13승 전망이 밝은 이유다.
◇ `한국계` 최현과 첫 만남 성사될까?
에인절스에는 한국계 선수가 있다. 바로 포수 행크 콩거(26)다. `최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한 콩거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혈통으로만 보면 순수 한국인인 셈이다.
콩거는 지난 2006년 에인절스에 1라운드(전체 25번) 지명을 받았다. 아시아계 선수가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것은 콩거가 처음이었다. 마이너리그 레벨을 착실히 밟은 콩거는 지난 2010년 9월 확장 로스터기간에 맞춰 `콜업`됐다.
콩거는 마이너리그에서는 공, 수를 갖춘 대형 유망주로 꼽혔지만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는 좀처럼 타격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5년차인 올 시즌까지 통산 타율이 0.226에 머물러있고 출루율도 0.300이 채 되지 않는 등 선구안에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29에 출루율 0.298에 그치고 있지만 도루 저지 등 수비 능력에서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콩거는 베테랑 이아네타와 함께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 쓰며 61경기에 출장했다.
콩거가 8일 경기에 선발로 나설 경우 류현진과의 투타 대결이 성사된다. 이는 김선우-최희섭, 서재응-최희섭, 김병현-최희섭, 박찬호-추신수, 류현진-추신수에 이은 역대 6번째 한국인 투타 맞대결이다.
맞대결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콩거가 스위치히터이긴 하지만 좌투수를 상대로 더 약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좌완 선발이 나설 때는 거의 예외없이 이아네타를 선발로 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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