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국제불빛축제 둘째날인 지난 1일 포항시는 쓰레기종량제봉투 대신 여전히 마대자루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청소행정 부재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지난달 28일 본지가 영일대해수욕장 쓰레기 수거에 규격봉투대신 마대자루를 사용한다며 ‘불법에 앞장서는 市행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 후 기자가 개선된 점을 확인하기 위해 1일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8시 영일대해수욕장에는 자활근로자들이 빗자루를 들고 데크(나무)바닥을 쓸고, 일부는 마대자루를 들고 관람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를 주어 담느라 해변가 백사장을 누비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인도 가로수마다 불빛축제 행락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대자루 2~3개를 노끈으로 묶어놓았다.
마대자루 속에는 축제장 관람객들이 버린 각종 생활쓰레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영일대해수욕장 어디를 둘러보아도 포항시가 사용하라는 종량제규격봉투는 찾아 볼 수가 없고 베이지색 또는 벌건 마대자루 뿐이다.
자활근로자들은 “포항시에서 마대자루를 공급해 주기에 사용하는 것 뿐”이라며 “청소를 하면서도 왜 시가 불법으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와 반대로 영일대해수욕장 뒤편 도로에는 시민들이 내다놓은 쓰레기종량제 규격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이날 축제 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축제 첫날 참가자는 영일대해수욕장 10만 명, 형산강둔치 3만 명인 것으로 전해왔다.
포항시 청소과는 “축제 첫 날 행락객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는 영일대해수욕장 5t, 형산강 둔치 5t으로 마대자루에 담아 호동쓰레기 매립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종량제규격봉투로 계산을 하면 엄청난 액수다.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도 있지만 불청객으로 참여한 잡상인들과 시에서 초청한 특산품매장에서 내다버린 쓰레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쓰레기를 규격종량제 봉투에 사용하도록 행정지도와 단속을 병행해야 하지만 포항시 청소과는 ‘과거부터 해오던 관습’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단속과 행정혁신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시 청소과는 “영일대해수욕장은 두호주민센터가, 형산강둔치는 해도주민센터가 청소업무를 관할한다”며 문제 해결보다 떠넘기기식 임기웅변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두호주민센터 공무원은 마대자루 사용 사실확인 전화 응대를 회피한 채 몸 사리기에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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