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포항에게 멋지게 복수했다. 1무4패의 열세를 만회했다. 2골을 터뜨린 산토스가 복수혈전의 주인공이었다.
수원이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산토스의 맹활약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채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수원의 선제골이 나왔다. 로저의 월 패스를 받은 산토스가 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신화용을 대신해 오랜만에 골키퍼 장갑을 낀 김다솔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득점이었다. 공식 집계는 44초. 일찌감치 경기장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포항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응수했다. 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주장 황지수 앞으로 향했고 빠른 판단과 함께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수비를 맞고 굴절됐고, 시야가 가려지면서 정성룡 골키퍼로서는 아쉬운 실점이 됐다.
황지수의 골은 포항의 팀 통산 1500호 골이었다. 리그 역사상 최초다.
포항은 지난 7월20일 부산과의 홈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 통산 1499호 골을 기록 중이었다.
캡틴 황지수가 1골을 추가하면서 지금껏 K리그 역사 속에서 어느 팀도 달성하지 못한 1500골 고지에 올랐다. 경기는 원점에서 더욱 뜨거워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전반 36분, 이광훈을 빼고 고무열을 투입했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 “아끼고 싶어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했다”던 고무열을 빠른 시간에 투입한 것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는 이광혁을 빼고 노련한 김태수를 넣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응수했다. 역시 후반 시작과 함께 고차원 대신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을 투입했다. 공히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이기고 싶다는 같은 바람 속에서 승기는 다시 수원이 가져갔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산토스였다. 후반 14분, 산토스는 박스 안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빠르게 몸을 돌리면서 강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각이 많지 않았으나 워낙 슈팅이 강했고, 김다솔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포항 입장에서는 신화용의 공백이 두고두고 아쉬울 경기였다.
이후에도 전체적인 주도권은 수원이 가지고 있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거친 날씨 속에서도 한 마음으로 응원했던 수원 팬들의 함성 속에서 리그 선두 포항을 시종일관 압박했다.
이 분위기 속에서 후반 41분, 쐐기골이 나왔다. 로저가 승리를 확정 짓는 3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복수극을 완벽히 마무리했다.
추가 시간에 나온 권창훈의 4번째 골은 자축하는 폭죽이었다.
포항전을 앞두고 5위에 있던 수원은 승점 32점이 되면서 3위까지 뛰어올랐다. 반면 포항은 2위로 떨어졌다. 선두권 싸움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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