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건설이 울진군에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연구시설 건설제안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SK건설이 울진군에 고준위 핵페기물(사용후 핵연료)처분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깊이 500m의 지하연구시설(URL)건설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방사선의 방출 강도가 높은 방사성폐기물을 말한다.사용후 핵연료에서 분리된 핵분열 생성물 농축폐액이나 플로토늄 등 초우라늄원소를 많이 포함한 폐기물이다. SK건설은 울진군 평해읍과 후포면, 원남면과 죽변면 일대에 사업비 6,750억원,공사비 5,500억원을 투입해 깊이 500m의 지하연구시설을 건설하겠다는 의향을 지난 2월 울진군에 제안했다. 이들이 밝힌 연구시설의 건설 목적은 지하암반의 특성과 암반 내 지하수 이동 특성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참여기관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대한지질학회 등이다.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관련 시설의 필요성 언급,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6월 17일 전국 원전을 보유한 울진군 등 5개 자치단체 원전관련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의 특성과 현황’과 ‘제1차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토론회’를 가졌다. 그러나 SK건설로부터 이 같은 사업의향을 전달받은 울진군은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일단 지하연구시설건설에 전면 반대하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지하연구시설이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건설에 부정과 어떠한 의견수렴 절차도 없는 상태에서 군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했다. SK건설은 울진군과 울진군의회를 대상으로 지난 18일 사업설명회 개최 공문을 전달했으나 울진군청과 울진군의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SK건설측은 “순수 연구 목적의 지하연구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곳에 유해물질이 반입되지 않도록 명문화하겠다”고 말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실제 세계 최초로 고준위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 시설을 짓는 핀란드의 올킬로오토 처분장의 지하 깊이는 450m이다. 정부는 원전이 지어진 곳에 핵폐기물처분장을 건설하는 것이 새로운 곳에 짓는 것보다 용이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한 정부 권고안은 사용후 핵연료 공론위원회가 올 연말까지 확정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울진에는 한울원전 1, 2, 3, 4, 5, 6호기가 가동중이고 신한울원전 1호기와 2호기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지난 1992년 핵폐기물처분장 후보지로 선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의 성명서에는 우리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이 매우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데 대해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지하연구시설(URA)은 그 자체로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으로 전용될 수는 없지만 수천억원의 비용을 쏟아부어 지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냥 그곳에 처분하자’는 논의가 끊임없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000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홋가이도의 호로노베 지하처분연구소의 경우 해당 지자체와 방사성폐기물을 반입하지 않으며 연구가 끝나면 다시 매우겠다는 협정까지 맺은 상황이지만 최근 운영기관인 일본원자력개발기구 이사가 지역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다시 매우기) 아깝다”는 발언을 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처럼 예민한 시설임에도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형식적인 토론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는 사이 민간기업은 지자체를 직접 만나 지역경제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등을 설명하고 있는 상황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는 것. 특히 수익을 거두기 힘들고 수요처가 단일한 지하연구시설을 민간기업이 참여해 수익을 거두겠다는 발상 역시 쉽게 이해가 되지 않고 보이기에는 민간기업이 앞장서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부의 계획이나 의지가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총 6750억원의 사업비 규모가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건설ㆍ운영 중인 KURT의 34억원보다 200배가 크다는 점과 대전 KURT 보다 심도와 길이 면에서 규모가 큰 사실이지만 관리시설 1만평과 사업비가 많은 것은 다른 시설이 추가로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SK건설 측이 밝힌 지하연구시설(URL)은 지하시설 건설 및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지하 환경(암반변화특성, 지하수 유동변화 등)변화에 대한 제반 요건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배경 및 목적은 국내 대표적인 기암반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시설과 지질 및 지반 암반 등 지하환경에 대한 연구시설ㆍ지하시설의 설치,건설 시 지하 환경의 변화연구와 지하시설 운영 중 안전성 저해 요인 규명이다. 울진의 경우 지난 1986년, 1992년, 1994년, 2004년, 2005년 등 수차례 핵폐기장 후보지로 거론된 바 있는 지역으로 그 때마다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울진에 사용후핵연료 처분연구시설이 들어설 경우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연결될 가능성과 같이 이러한 측면에서 관련 문서에서 밝힌 ‘제3섹타 방식(민관합동 개발방식)’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명하는 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총 사업비의 규모와 내용에 대해 보다 투명한 공개와 군민들의 의견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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