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아이디어 하나로 벤처 창업에 성공한 청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이들의 경험담과 애로 및 건의사항 등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가산동 대륭 테크노타운 입주 기업 `펫츠비`에서 열린 `청년 CEO와 함께하는 창고 간담회`에 참석, "창의적인 아이디어 열정을 가진 청년 CEO들을 만나 기쁘다"면서 "(창업의) 실질적 경험을 갖고 있는 여러분의 얘기를 들으면 좀 더 현장감 있는 (창업 지원) 정책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오늘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창조경제`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하면 기술로 구현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 질문하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어도 그렇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가 없었다"며 이날 간담회 장소를 제공한 `펫츠비`에 대해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펫츠비`는 수의사가 검증·추천한 반려동물용 사료 등의 제품을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펫 서브스크립션 커머스(pet subscription commerce)` 기업으로서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SW) 창업기획사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2년 11월 설립됐다.
박 대통령은 "(펫츠비는) 반려동물에 대한 전문적 식견과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아이디어로 창업했다"며 "나도 집에서 진돗개를 두 마리 키우고 있는데, 여기서 맞춤형 서비스를 받으면 걔들도 굉장히 행복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청와대 관저에서 `새롬이`와 `희망이`란 이름의 암수 진돗개 한 쌍을 키우고 있다. 새롬이와 희망이는 지난해 박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삼성동 자택을 떠나 청와대로 들어올 때 삼성동 주민들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창업 기업인을 위한 멘토링뿐만 아니라 실패 후 재도전을 위한 심리상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 참석자의 건의에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면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 다시 일어서게 하는 과정도 어떤 의미에선 재도전의 첫 단계다. 전문가가 그런 걸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모바일 게임 규제완화 문제와 관련해선 "논란이 많지만 게임 산업은 키워야 한다는 중요한 목표가 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부작용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찾아나갔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게임 등 벤처기업의 수출 장려를 위한 세제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창업 후 기업에 대해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엔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발간한 `중소기업 CEO가 즐겨 찾는 정책 100선 가이드북`을 소개하면서 "사실 창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이 많이 있지만,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알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다.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게 지금 이 자리에서도 확인됐다"며 배석했던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에게 개선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간담회에 참석한 김준용 키즈노트 대표가 자사에서 개발한 어린이집·유치원 전용 스마트 알림장을 태블릿PC를 이용해 즉석에서 시연해보이면서 "보건복지부는 기준이 바뀌었는데 일부 지자체에선 이 알림장의 디지털 자료를 인정하지 않고 문서로만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자, "가슴이 답답하다. 답답해서 소화제를 먹어야겠다"며 "그런 것도 정부가 잘 중계해 인식이 바뀌도록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오늘 말한 내용은 앞으로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 부분은 어떻게 되고 있고,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도 다 알려주도록 하겠다"면서 "많은 후배 창업자들에겐 좋은 정책과 함께 선배들의 훌륭한 성공사례가 필요하다. 여러분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예전에 `봄이 어디 있는가` 하고 산과 들로 찾아다니다 집에 와서 매화꽃을 보고 `아, 여기 봄이 있다`고 했다는 내용의 시(詩)가 있듯, 창조경제도 생활 속에서 세계적인 큰 사업으로 뻗을 수 있는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청년 CEO 간담회엔 나옥귀 펫츠비 대표와 이유미 엄청난 벤처 대표, 김준용 키즈노트 대표, 유충길 핀콘 대표, 강동한 플리토 이사, 김민철 큐키 대표, 김가영 봉봉랩 대표, 최시원 조이코퍼레이션 대표 등 20~30대 청년 기업가 8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부와 청와대에선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남민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한정화 중기청장, 그리고 윤두현 홍보·안종범 경제·윤창번 미래전략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 뒤엔 펫츠비 나 대표의 안내로 펫츠비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또 펫츠비 측에서 새롬이와 희망이를 위한 맞춤형 사료를 주문하는 과정을 시연해 보이자 관심 있게 살펴보기도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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