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포항 스틸러스의 약세를 예상했다.
지난해 더블을 달성했지만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겸하기에는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포항은 보란 듯이 22일 현재 K리그 클래식 선두를 질주하고 2014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포항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나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서로 간의 굳은 믿음이었다.
축구에서 팀플레이는 가장 기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라운드 위에서 그것을 100%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포항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쌓아온 신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포항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여느 구단처럼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다. 그렇지만 1명이 아닌 팀으로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누구 한명이 눈에 띄기 보다는 팀에 완벽히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실제로 인천과 제주 시절 빠르고 테크닉은 좋지만 지나친 개인 플레이로 종종 흐름을 끊었던 강수일(27)은 포항의 세밀한 패스 축구에 완벽히 적응하며 최근 후반기 리그에서 1골 2도움의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는 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의 축구 철학이 녹아있다.
황 감독은 평소에 입버릇처럼 "상대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적"이란 말을 많이 한다. 상대의 전력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 평소 황 감독의 지론이다.
지난 2010년 11월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세밀한 패스 축구를 추구하는 스틸타카(스틸러스+티키타카)를 완벽히 정립했다.
올 시즌 득점 2위에 오르며 공격 선봉장에 나선 김승대(23)는 "우리의 장점은 누가 한명이 빠졌을 때도 다른 누군가가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포항 축구의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에는 외국인 선수는 없지만 문창진(21), 이광훈(21), 박선주(22) 등 어린 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진정한 화수분을 이루고 있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황선홍 감독은 목마르다.
황 감독은 "아직 100% 만족스럽지는 않다. 더 냉정하게 경기를 마무리해야 하고 전체적인 경기력도 높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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