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강수일의 맹활약에 힘입어 부산 아이파크를 물리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포항은 2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부산과 홈경기서 후반 중반 강수일의 선제골과 신광훈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3점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포항은 부산이 자신들이 즐겨 구사하는 폴스 나인 전술을 잘 막아 왔다는 점을 의식해 포메이션 변화를 줬다.
유창현을 원 톱 공격수로 투입하고 김승대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전형적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력 손길이 있는 상황에서 포메이션까지 달라지자 ‘포항다운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전반 낸 포항은 60%에 가까운 볼 점유율을 보였지만 내용에선 오히려 부산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패스 워크가 살지 않았고,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도 다른 경기보다 드문 탓에 공격적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전방에 포진한 선수들은 다소 슈팅을 남발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시도는 많았지만 대부분 수비수에게 걸렸고 골문 근처까지 날아간 슈팅은 드물었다.
오히려 부산의 역습이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5분에는 부산이 오른쪽 측면에서 삼각 패스를 통해 포항의 수비를 뚫어냈었고, 전반 41분에는 김용태가 중원에서 볼을 탈취해 넣어준 패스를 파그너가 슈팅까지 연결했다.
후반 시작 직후에도 파그너가 역습에 이은 슈팅으로 골대를 맞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후반 들어 포항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전진시키자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빠른 패스워크가 살아나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그리고 후반 13분 후방에서 시도한 로빙 패스를 김재성이 헤딩으로 떨어뜨려줬고,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볼을 받은 강수일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은 포항의 기를 완전히 살려 놓았다. 선제골 이후 포항은 좀처럼 부산에게 역습을 허용하지 않았다. 선수들간 유기성이 점점 향상됐다.
분위기가 넘어오자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19분 유창현을 빼고 고무열을 투입하며 4-2-4-0 폴스 나인 전형으로 변화를 주는 등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무열의 투입은 제대로 효과를 봤다. 후반 27분 김승대의 패스를 받은 고무열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신광훈이 키커로 나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승기를 완전히 잡는 결정적 골이었다.
남은 시간을 잘 보낸 포항은 2-0 승리를 낚았다. 이날 승리를 부산전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부진한 흐름을 끊는 승리자 홈 무패 기록을 8경기(7승 1무)로 늘리는 승리였다.
포항은 10승 3무 3패(승점 33)를 기록해 전북 현대(9승 4무 3패 승점 31)와 전남 드래곤즈(9승 3무 4패 승점 30)의 추격을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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