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합창단은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에서 제125회 정기연주 `한여름 밤 사랑의 노래`를 연다.
이번 연주회는 브루스 챔벌린(애리조나 음악대학 교수)이 객원 지휘해 `사랑`을 주제로 영미권의 현대합창 레퍼토리들을 연주한다. 1부에서는 아르젠토(미국), 브리튼(영국), 채트먼(캐나다)의 현대합창곡을 2부에서는 제임스 멀홀랜드의 연가와 감미로운 합창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1부 첫 무대는 미국 작곡가인 도미닉 아르젠토(Dominick Argento, 1927~)의 1982년 작 `나는 미워하며 사랑한다(I Hate and I Love)`이다.
이 곡은 고대 로마 시대의 서정시인 카툴루스의 라틴어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8개의 연가곡이다.
시인은 `나는 미워하며 사랑한다. 어찌 그럴 수 있느냐 물으면 나도 알 수 없어라`라며 사랑의 양면성을 노래한다.
무대를 꽉 채운 크고 작은 17개의 타악기들이 내는 신비한 소리와 기이한 화성의 합창이 어우러져 묘한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아르젠토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2세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레타 작곡가이다.
그는 인간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가곡과 오페라에 중점을 둔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의 대표작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에서 음악을 곁들여 시를 낭송하는 `프로그램 뮤직`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해 1975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또한 고대 문헌과 시에 곡을 붙인 연가곡 들을 고전적 작곡 기법에 현대적인 감성을 입힌 전위적인 곡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두 번째 곡은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 1913~1976)의 `음악의 성녀 체칠리아(Hymn to St. Cecilia)`를 부른다.
영국 음악전통과 고전적인 조성의 바탕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혀 변화무쌍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브리튼은 성 체칠리아 축일에 태어난 까닭에 성 체칠리아 송가를 작곡 하고자 했다.
이 곡은 총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후렴구에 걸쳐 총 세 번의 반복된 선율이 약간의 변화를 보이며 정돈된 틀 안에서 다채롭게 등장한다.
여성부의 섬세한 주선율이 음악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을 무반주 합창으로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이어 캐나다 대표적 현대 작곡가 스티븐 채트만(Stephen Chatman, 1950~)의 1983년 작 `엘리자베스의 봄(An Elizabeth Spring)`을 들려준다.
이 곡은 사랑스러운 이를 봄에 빗대어 표현한 세 곡의 혼성 합창으로 구성돼있다.
벨소리와 같은 청명한 합창소리로 `오 달콤한 봄이여(Spring, The Sweet Spring)`라며 봄날의 화사함과 꽃이 만개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어 여인의 아름다운 얼굴을 순결한 꽃과 잘 익은 과일에 비유하며 달콤한 사랑을 노래한다.
휴식 후 2부에서는 미국 인기 작곡가 에릭 휘태커(Eric Whitacre, 1970~)가 23세에 쓴 `폭우(Cloudburst)`로 막을 연다.
드라마틱한 구성과 휘태커 특유의 몽환적인 하모니가 인상적인 곡이다.
특히 합창단의 손이나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천둥소리나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들을 실제처럼 구현하여 객석에게 시원한 소리의 소나기를 퍼부어 줄 것이다.
다음으로 미국 작곡가 제임스 멀홀랜드(James Mulholland, 1935~)의 `로버트 번즈의 네 개의 발라드(Four Robert Burns Ballads)`를 연주한다.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즈의 시들을 엮어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시인은 "내 마음은 6월의 붉디붉은 장미와 같아...내 사랑은 온 바다가 말라 생명의 모래가 흘러내릴 때 까지"라며 고백한다.
격정적인 가사와 대조적으로 다소 차분하고 숭고한 합창의 선율이 심도 있는 사랑을 표현한다.
끝으로 `사랑은 도처에 존재한다`라는 무대로 노먼 델로 조이오(Norman Dello Joio, 1913~2008) `그대 내게 오세요(Come to Me, My Love)`, 프랭크 티켈리(Frank Tchelli, 1958~)의 `쉼이 있으리(There will be rest)`, 데이비드 딕코우(David C. Dickau, 1953~)의 `음악이 사랑의 음식이라면(If music be the food of love)`을 연이어 부르며 막을 내린다.
이번 대구시립합창단의 객원지휘를 맡은 브루스 챔벌린(애리조나음악대학 부학장 겸 합창지휘과교수)은 미국 APVE 지휘자 경쟁부분에 수상한 이후 투산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현재까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35년간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 세계 곳곳의 유수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비엔나 황금홀(무지크페라인), 체코 프라하 드보르작 홀 초청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내한 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대구에서 처음 연주하게 된다.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이기선은 "이번 정기연주회를 통해 영미권의 독특한 합창음악 세계를 소개할 수 있어 뜻 깊다. 객원지휘자의 역량을 통해 대구시립합창단의 음악세계가 더욱 폭 넓어 지길 바라며, 합창단을 사랑해 주시는 대구시민에게 사랑의 음악으로 보답하는 자리이길 소망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정기연주회의 입장료는 A석 1만5000원, B석 1만원으로 경로(본인)와 장애인(동반1인), 국가유공자(본인), 학생(초·중·고·대학생)의 경우 50%,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30%의 할인을 적용받을 수있다.
모든 할인은 중복적용 불가하며 증빙서류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차액을 지불해야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예매는 대구공연정보센터(DGtickets)와 시민회관홈페이지(daegucitizenhall.org) 또는 인터파크 전화(1566-1555)로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립합창단(053-250-149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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