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북한 주민이 인권을 유린당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영유할 수 있도록 국제사법계에서 기여해준다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과 전날 열린 대법원 주최 `2014 국제 법률 심포지엄` 참석차 귀국한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등 국내외 주요 사법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어제(8일) 심포지엄에서 `법치주의와 인권을 위한 국제사법 협력`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인류는 근·현대에 걸쳐 수많은 희생을 감내하면서 법에 의한 합리적 지배인 법치주의를 확립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날 개개인이 기본권을 보장받고, 자유와 권리를 향유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를 열기까지엔 수많은 분의 희생이 그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도 식민지배와 전쟁이란 시련을 겪고, 지금도 지속적인 군사적 긴장상태에 놓여있지만, 그 속에서도 국민 자유와 행복,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성취를 위해 치열한 노력을 펼쳐왔다"면서 "그 결과, 정치·경제발전, 그리고 높은 수준의 인권성취를 단기간에 이뤄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그 소중한 경험을 제3세계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적극 공유하고, 국제적인 법치주의 실현과 인권보장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난 대한민국 사법부가 이뤄낸 훌륭한 사법시스템과 이를 국제사회와 공유해가는 노력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날 오찬에 참석한 송 소장 등에게 "그동안 국제 사법무대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이제 우리의 남은 과제인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 나와 대한민국 정부도 여러분이 크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승태 대법원장은 "바야흐로 온 세계는 모든 나라가 한 울타리에서 사는 것 같이 모두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고 산다"며 "이런 시대에 평화와 행복을 바라는 인류의 영원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선 법치주의 이념이나 인권의식이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많은 사람이 억울한 희생을 당한 어두운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제 그 아픔을 딛고 선 우린 `세계 어디서든 또 다시 그런 비극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국제사회에서 보다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게 역량을 키워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또 "(이번 심포지엄엔) 국제사법기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참석해 우리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주고 있다"며 "우리 사법부도 계속해서 이런 훌륭한 법률가들을 배출키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고, 이는 대통령이나 행정부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 계속되는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엔 송 소장을 비롯해 권오곤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 정창호 크메르루주 유엔특별재판소(ECCC) 재판관 등 국제재판소에서 활동 중인 우리 법조인들과 양 원장과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헤르만 본 헤벨 ICC 사무처장과 데이빗 쉐퍼 유엔(UN)사무총장 특별자문관, 데이빗 코헨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크리스찬 베나베저 주UN 리히텐슈타인 대사, 우체 조이 오그우 주UN 나이지리아 대사, 리브란 카박툴란 주UN 필리핀 대사, 크리스티안 바로스 멜렛 주UN 칠레 대사도 자리를 함께했으며,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영한 민정·주철기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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