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철근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근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6일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내 수입된 중국산 철근은 총 22만4,000톤으로 전체 수입 철근 중 85.2%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까지 일본산 철근과 수입 철근시장을 양분하던 중국산은 지난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철근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일본산 철근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산 철근은 지난해 중순부터 현지 건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수입 철근시장에서 2011년 55.7%를 기록했던 일본산 철근은 지난해 36%까지 떨어진 이후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15%에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철근의 수입비중이 높아진 이유가 국내 철근수요업체들의 저가 제품에 선호에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일본산 철근은 중국산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도 품질 우위라는 점에서 수요 업체들의 선호가 있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저가수주가 늘자 철근과 같은 건자재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중순 이후 철강 유통업계에서 거래되는 중국산 철근은 톤당 55만원(직경 10mm 기준)으로 국산 철근과 8만원 정도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저가 중국산을 앞세워 국내 수입된 철근도 전년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중국산 철근의 수입 증가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근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건설 경기 회복세가 더뎌 철근 판매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응해 국산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의 가격 약세에 맞춰 지난 3월 이후 현재 국산 철근 가격은 톤당 3만원 가까이 하락한 상태”라며 “국내 제강사들이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철근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마진이 극한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산 철근의 수입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지 철근 제조업체들이 국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KS인증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기준진흥법에 따르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철근 등 건자재는 KS인증과 이에 준하는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한정돼 있다.
또 현지에서 철근 재고가 증가하고 있어 중국산 철근의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무역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실시간으로 가격 경쟁에 나섬에 따라 오히려 국내 수입업체들이 더 나은 조건을 위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수입 철근시장에서 앞으로 장기간 일본산 제품이 중국산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