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많은 해외파를 거느렸던 홍명보호가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벌어진 2014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리그 최종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2패(승점1)의 최종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핵심 선수 대부분은 박주영(왓포드), 구자철(마인츠), 기성용(선덜랜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일궈낸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이었다. 이들을 포함, 무려 17명의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자연스레 기대감도 높아졌다.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등 골키퍼 3명을 제외한 20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국내파는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 이용(울산)이 전부였다. 1, 2차전 연속 선발 출전 했던 것은 이용과 정성룡이 유이했다. 더욱이 홍 감독은 `의리` `황제 훈련` 논란을 낳으면서까지 박주영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홍 감독은 1, 2차전 합계 슈팅이 1개에 불과했던 `스트라이커` 박주영을 향해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벨기에전에도 박주영을 기용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김신욱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김신욱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다만 김신욱은 체격 조건이 우세한 벨기에 수비진을 상대로 강인한 몸싸움 능력을 선보였다. 박주영과는 다른 존재감이었다. 공중볼이 오면 벨기에 수비진 2명이 에워쌌지만 김신욱은 적극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런 움직임을 통해 김신욱은 전반 44분 벨기에 스테번 드푸르의 퇴장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앞서 홍 감독은 K리그 득점왕 출신 김신욱의 최종 발탁 여부를 두고 끝까지 고심했다. 김신욱이 나설 경우 헤딩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하게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또한 이번 시즌 K리그에서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던 이명주(포항)도 기성용, 한국영(가시와), 하대성(베이징)과 포지션 중복이라는 이유로 선발하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해외파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10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해외파의 중요성을 과언한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 논란이 불거지면서도 해외파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래로 자리 매김했다. 팬들의 인식도 `해외파는 믿을만하다`는게 다수였다. 하지만 결과로 얘기하는 스포츠에서 다수의 해외파가 나선 한국은 16강에 나서지 못했다. 해외파가 대거 포함된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브라질 무대에서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혼다 게이스케(AC밀란), 카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사코 유야(1860 뮌헨),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명문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 한껏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예선과 평가전에서 실력을 뽐냈지만 정작 힘을 쓰지 못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공언했지만 성적은 한국과 같은 1무2패,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역설적이지만 축구는 해외파, 국내파 선수 구성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해외파가 만능도 아니었다. 반면 자국에서 뛰는 선수로만 구성, `조직력이 강점`이라던 러시아는 차기 대회 개최국임에도 불구, 한국과 함께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수모를 당했다. 11명이 한 팀을 이룬,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력`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25일.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면서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팀의 슬로건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들이기 보다는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곰곰이 되짚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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