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山林)은 그 지역의 토질과 기후에 따라서 각기 다른 수목이 자란다. 이 같은 것은 자연의 복원력에 따른 것이다. 이를 인위적으로 가꾸다보면 그 지역의 풍토에 맞지가 않아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만다. 그럼에도 산림을 가꾼답시고 보기에만 좋은 나무를 심는다면 그 수목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잘 자라지 못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이를 사람들이 위반한다면 자연의 복원력도 훼손된다.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 최고의 조림이다.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 바로 산림을 보호이다. 여기에서 인위적인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복원력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지난해 큰 화재가 발생한 용흥동 탑산 일원에 산림복원을 위해 포항시가 각종 묘목을 심었다. 포항시가 올해 예산 1천9백만 원을 투입하여 넝쿨 및 잡초 제거를 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을 되레 훼손한다는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에 따라 잘 자라고 있는 잡목을 닥치는 대로 제거하고 있다. 도시미관은 물론 지금까지 잘 자란 잡목까지 마구잡이로 제거하고 있어 빈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산림은 보기에만 좋은 수목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수목도 있어야겠으나 넝쿨이나 잡초도 있어야 이것들이 모여 우거진 산림이 된다. 이를 제거한다면 다른 수목까지 잘못되는 수가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이곳 용흥동 탑산은 지난해 3월9일에 발생한 산불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또 주택 52동, 상가 1동, 아파트 1채, 창고 2개동도 소실됐다. 주민 1,500여명이 한때 대피했다. 현재는 47세대 11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한 검은 연기가 포항시를 뒤덮었다. 또한 교통이 통제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산불은 용흥동에서 1㎞가량 떨어진 우현동 포항여중 뒷산까지 번졌다. 이러한 현장에 포항시가 산림복구를 위해 편백, 벚나무, 느티나무 등을 덕수공원, 사격장, 중앙동 일원에 심었다.
여기에서 우리가 하나의 의혹을 제기한다. 산불 현장에 위 같은 수목이 원래부터 잘 자라고 있었는가하는 의혹이다. 이 같은 의혹에서 만약에 산불현장의 자연환경에 맞지가 않는다면 인위적으로 산림을 가꾸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만다. 이렇다면 잡초와 넝쿨을 제거할 것이 아니다. 되레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를 제거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닌가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동안 적절한 비와 고른 일기 탓에 화재 가운데서 살아난 잡목들이 불탄 산을 푸르게 덮은 상태였다. 여기에서 잡목 등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가 아니다. 자연의 복원력으로 봐야 한다. 이를 잘 가꾸는 것이 자연의 바른 이치이다. 결코 잡목이 아니다. 이를 인위적으로 제거한다면 이후부터 산림보호는 거꾸로 가고 만다. 현재 잡목을 잘 가꾸는 것이 산림보호이다. 이렇다면 인위적으로 조림한 게 잡목이라고 할 수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이게 제거대상이 아닌가를 묻는다.
북구 중앙동의 어느 시민은 “비록 산불이 났지만 그동안 성장한 잡목으로 보기에도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인부들이 잡목을 베어 보기가 흉하다”고 했다. 아름답고 싱그러운 수목을 잘라낸다면 흉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 북구청 산림과는 “산림복구에서 조림해놓은 조림 수종을 보호하기 위해 18㏊ 용흥산 80번지 등지에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조림 가꾸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조림 수종의 보호는 자연이 알아서 한다. 해당 지역의 토질과 기후에 알맞지가 않는다면 자연이 이를 도태시킨다. 인위적인 억지로 조림수종을 보호하려든다면 이게 바로 자연 훼손이다. 포항시가 산림을 가꾸고자 하는 것이 나쁜 것만이 아니리라고 할지라도 자연의 이치와 복원력에 맡겨야 한다. 이를 위반한다면 자연이 훼손될 뿐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